[류한준기자] '언더독의 반란'이 일어났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가 속한 D조는 일명 '죽음의 조'로 불렸다. 코스타리카와 함께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모두 강호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잉글랜드, 이탈리아다.
우루과이는 앞선 2010년 남아공월드컵 4강 진출팀이고 1930년 열린 초대 월드컵과 1950년 브라질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남미의 전통적인 강호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월드컵 우승을 많이 차지한(4차례)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따져봐도 코스타리카(28위)는 우루과이(7위), 이탈리아(9위), 잉글랜드(10위)와 차이가 있다. 대회 개막 전 D조에서 조별리그 탈락 일순위 후보로 꼽혔던 코스타리카다. 그런 코스타리카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와 치른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3-1로 역전승하며 기세를 올렸다. 우루과이는 코스타리카전에서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가 부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먼저 골을 뽑아내 앞서갔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무너지지 않고 반격에 성공해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발목까지 잡으며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코스타리카는 21일(한국시간) 치른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이번에는 끈끈한 수비를 앞세워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1-0 승리를 따냈다.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빗장수비)로 유명한 팀이다. 그런데 이날 코스타리카는 이탈리아보다 더 강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이탈리아는 마리오 발로텔리(AC 밀란)를 앞세워 코스타리카 골문을 두드리려 했다. 하지만 공격은 번번이 빗나갔다. 코스타리카는 적절한 오프사이드 전술을 사용했고 이탈리아는 공격의 실마리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이탈리아 공격의 또 다른 핵심 전력인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도 코스타리카 수비에 막혀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코스타리카는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도 역습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또한 5명의 수비수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공격에 가담하는가 하면 미드필더 대결에서도 이탈리아와 견줘 밀리지 않았다.
코스타리카는 이날 오심의 피해를 볼 뻔했다. 전반 43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유벤투스)가 반칙을 했다. 코스타리카 공격수 조엘 켐벨(올림피아코스)과 몸싸움 과정에서 팔꿈치로 밀친 것. 페널티킥이 선언될 수도 있었지만 주심은 정당한 몸싸움으로 인정해 휘슬을 불지 않았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불과 1분 뒤 브라이언 루이스(PSV 에인트호번)의 헤딩슛으로 이탈리아를 울렸다. 오심을 날려버린 시원한 결승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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