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낯선 오승환'은 사라졌다.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익숙한 오승환'이 돌아왔다.
오승환(32, 한신)이 초반 부진을 씻어내고 서서히 일본 무대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19일에는 일본 진출 첫 두 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어느새 시즌 4세이브로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3위까지 뛰어올랐다.
최악의 투구를 기록한 9일 요코하마전 이후 완연한 회복세다. 당시 오승환은 한신이 3점 차로 앞서던 9회 등판해 안타 3개, 폭투 1개로 2실점하며 아슬아슬하게 세이브를 기록했다. 마운드에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두 차례나 모이는 등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지기도 했다. 마운드 위에서 당황스러운 듯 쓴웃음을 짓는 오승환의 모습은 영 낯설었다.
그러나 이후 오승환은 '끝판대장'으로 군림하던 한국에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위압감을 과시 중이다. 이틀날인 10일 요코하마전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11일 요미우리전부터는 4경기 째 안타도 내주지 않고 있다.
11일 요미우리전에서는 한신이 5-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공 5개만을 던지며 1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오승환은 13일 요미우리전, 18일 야쿠르트전까지 3경기 연속 1이닝을 삼자범퇴로 끝마쳤다. 13일에는 홀드, 18일에는 세이브를 각각 기록했다.
그리고 19일 야쿠르트전. 7-5, 2점 차 앞선 9회초 등판한 오승환은 첫 타자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침착하게 투아웃을 잡아냈다. 이어 볼넷을 허용하며 2사 1,2루에 몰렸지만 아이카와 료지를 시속 149㎞짜리 바깥쪽 빠른공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연속 경기 세이브도 반가운 소식이지만, 특유의 돌직구가 상대 헛스윙을 유도해내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6.75까지 치솟았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어느새 3.00까지 끌어내리며 진정시켰다.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경기 후 오승환은 "최근 세이브 기회가 많아지고 있지만, 세이브 숫자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타를 때려내기 어려운 공을 던지고, 간혹 주자를 출루시키더라도 침착하게 위기를 넘긴다. 그리고 연일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사냥한다. 자신의 기록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까지 그대로다. 그동안 봐왔던 익숙한 오승환의 모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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