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브라질과 미국으로 이어진 전지훈련 성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거세다. 무엇을 얻었느냐와 왜 했느냐를 두고 이런저런 의견이 거세게 맞서고 있다.
차범근(61)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현재의 대표팀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지난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26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에서 만난 차 감독은 홍명보 감독의 의도에 집중해달라고 조언했다.
차 감독은 "모든 것을 감독이 계획을 짜고 월드컵 본선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했던 적응 훈련이었다. 감독이 그런 목적으로 갔는데 본선에 대한 준비 과정에서 좋은 것을 얻었을 것으로 본다"라고 대표팀 전지훈련의 성과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3차례 평가전에서 대표팀이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던 결과가 아닌, 과정을 통해 얻은 것에 집중하자는 차 감독이다. 그는 "감독의 의도나 목적, 생각, 선택 등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결과가 아쉬워도 본선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 등을 얻었을 것이다"라며 당장의 아쉬움보다는 6월 월드컵 본선에서 보여줄 것들에 무게 중심을 두기를 바랐다.
차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미국과의 3차전을 현지에서 생중계했다. 중계 자체가 쉽지 않았다는 차 감독은 "선수들이 움직여야 되는데 내가 봐도 몸이 무거웠고 반응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계속 적응하고 이동하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비판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감독이 의도하고자 하는 것을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지훈련 동안 터진 두 가지 논란거리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하나는 박지성(PSV 에인트호번)의 대표팀 복귀론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박지성을 만나보겠다는 말이 복귀 권유로 확대 해석되면서 혼란을 겪었다. 차 감독은 "조용히 해결했으면 좋았을텐데 노출이 됐으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 대표팀 감독은 어려운 자리다"라며 말 한 마디가 만드는 파장이 행동의 제약으로 이어진다고 보다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주영(왓포드)의 대표 재발탁에 대해서는 명확했다. 차 감독은 현역시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전설로 남았다. 누구보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사정을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아스널에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하고 벤치에 머물거나 팀 훈련장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박주영을 대표팀에 선발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의견은 팽팽하다.
이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한 차 감독은 "(경기력 공백 등은) 지극히 한국적인 시각이다. 경기에 나가지 않는 선수라고 해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클럽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는 주중에 연습경기 등을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다. 준비시켜 놓은 뒤 뛸 상태가 되면 엔트리에 넣는 것이다. 준비가 안되면 (출전 명단에) 들어갈 수 없다"라고 박주영의 현재 컨디션에 큰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감독이 판단할 때 경기에 뛰어도 된다고 판단하니 벤치에 앉히는 것이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감독이 바보가 아닌데 경기에 뛸 상태가 아닌데도 선수를 벤치에 앉히겠느냐"라며 박주영이 꾸준히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대기 명단에라도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대표팀에 오려면 박주영의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차 감독은 "남은 기간 동안 새 팀에서 꾸준히 경기를 소화했으면 한다"라며 실전을 통해 완벽한 몸상태를 갖추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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