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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보약' 홍명보호, 위기를 기회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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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전 최종 시험대, 심리적인 회복이 중요해

[이성필기자] 홍명보호는 브라질-미국으로 이어지는 3주 전지훈련을 미리보는 브라질월드컵으로 설정해 움직이고 있다. 장거리 이동, 시차, 기후 등 모든 외적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사나흘 간격으로 A매치를 전혀 다른 세 도시에서 치르는 등 제대로 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26일 코스타리카전을 로스엔젤레스(LA)에서 치러 1-0으로 이긴 뒤 비행기로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샌안토니오로 이동해 30일 멕시코와 만나 0-4로 완패했다.

충격을 뒤로하고 다시 두 시간 반을 이동해 LA로 온 뒤 피로회복에 집중하며 다음달 2일 캘리포니아주 카슨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평가전을 준비한다. 미국전은 사실상 이번 전지훈련 평가전 3연전의 최종점검이자 본선 엔트리를 거르는 마지막 경기다.

멕시코전에서는 좋은 경험을 했다. 5만여 관중 속에서 원정 느낌으로 경기를 치렀다. 멕시코 팬들이 대다수였다. 홍명보호 출범 후 원정 평가전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경기가 전부다. 사실상 중립지대라 제대로 된 원정 분위기는 아니였다.

그러나 멕시코전을 통해 홍명보호는 원정의 불리함을 뼈져리게 느낄 수 있었다. 월드컵 본선은 그 자체가 원정이다.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모두 관중 동원 능력이 있는 팀이라 더 악조건에서 치러야 한다.

미국전은 이미 매진이 됐다. 미국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 상대의 좋은 경기력과도 맞서야 한다. 심리적으로 바닥까지 내려 앉은 상황에서 다양한 적을 만나게 된 것이다.

A매치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설령 이번 월드컵에 선발되지 못하는 선수라도 차기 차기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이나 본선을 위해서라도 소중한 경험이다.

경기 운영 능력을 어떻게 끌어올려야 하는지도 알았다. 서로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볼 배급을 어떻게 해서 경기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방법도 터득했다. 큰 경기 경험이 적은 K리거들에게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정신력이 저하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도 제대로 경험했다. 국내팬들은 패하더라도 정신력이 실종되는 경기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 편이다. 멕시코전에서 0-2로 뒤져 있던 후반 중반 선수들은 체력 저하로 인해 정신이 다소 혼미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힘이 떨어졌어도 정신 집중이 잘 됐다면 큰 점수로 패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잘 뛰어도 브라질에 가지 못한다'는 심리가 지배했다면 미국전에서는 그런 생각을 완젼히 버리고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국내파들에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는 점을 홍명복 감독부터가 나서서 강조해야 한다. 현 상태에서는 무엇보다 자신감 고취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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