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을 23일 앞둔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의 분위기는 어수선함의 완결판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 대표팀 장비 담당 코치의 성추문 전력이 드러나 태릉 선수촌에서 퇴촌하는 불미스런 일이 있었고 그 후폭풍이 없을 수 없었다.
빙상 원로들은 13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잘못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성토하는 등 개혁을 촉구했다.
와중에 불운도 닥쳤다. 14일 남자 대표팀 노진규가 훈련 중 왼쪽 팔꿈치 뼈 골절 부상을 당했다. 대표팀은 밴쿠버올림픽 계주 은메달리스트 이호석(고양시청)을 대체 선수로 요청하는 등 뭔가 꼬이는 듯하다. 어른들의 무책임한 잘못과 불운에 4년을 준비해온 선수들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분위기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이 할 수 있는 것은 훈련뿐이다. 15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빙상 국가대표 선수단 미디어데이에 나선 여자 쇼트트랙 대표 박승희(화성시청), 김아랑(전주제일고), 심석희(세화여고) 등은 훈련에만 집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맏언니 박승희는 "어린 선수들이 있지만 훈련에는 큰 피해가 없어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훈련하기에도 바쁘다"라며 "대표팀이 현 상황에 휘말리는 것은 없다"라고 단호함을 보였다. 이어 "코치 선생님들도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고 있다. 딱히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라며 반복되는 훈련에 정신 없이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광복 여자 대표팀 감독도 "나와서 운동하고, 피곤해서 자고, 나도 선수들도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대표팀 분위기는 흔들림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장비 담당 코치의 부재로 스케이트 날 등 장비에 문제가 있는 데 대해서는 "나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라며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비 담당 코치는 16일 상임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남자 대표팀은 노진규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다운(서울시청)은 "(노)진규 형은 대표팀 부동의 2번 주자였다"면서 "23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조금은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라며 5천m 계주 전략이 흔들리지 않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한빈은 더욱 정신력을 다잡았다. 그는 "(노)진규 없이 1~4차 월드컵을 마쳤다. 변할 것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박세영(단국대)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 손발을 맞춰서 최대한 기량을 낼 수 있게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집중'을 강조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22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최종 담금질에 들어간다. 프랑스 대표팀의 훈련지이기도 한 퐁트 로메우 빙상장은 해발 1천850m로 고지대 적응 훈련도 할 수 있다. 대표팀은 다음달 5일 소치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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