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새로운 주장이 탄생했다. '국민우익수' 이진영(34)이 그 주인공이다.
이진영은 지난 3일 열린 구단 신년하례식에서 주장으로 선출됐다.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구단의 전 구성원들이 참여한 주장 선거에서 봉중근(34)을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주장을 맡게 된 이진영은 "부담도 있지만 영광스럽기도 하다"며 "주장은 선수들을 돕는 조력자라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잘 해서 올 시즌에는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는 최근 2년간 '적토마' 이병규가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어왔다. 지난해에는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주장 완장을 물려받게 된 이진영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진영도 이병규의 존재감을 의식하고 있었다. 이진영은 "(이)병규 형이 워낙 잘 해주셔서 나는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며 "2년간 병규 형에게 많이 배웠다. 병규 형을 보면서 팀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전임 주장 이병규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새 주장 이진영에게 주어진 상황은 이병규가 주장을 맡았을 때와는 많이 다르다. 이병규가 최고참으로 팀을 이끌었다면 이진영은 아래로 많은 후배들과 함께 위로 선배들도 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는 물론 선배와 후배들 사이에서도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김선우, 임재철 등 옆집 두산에서 건너온 베테랑들이 쉽게 LG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이진영의 몫이다.
선수들을 대표하는 주장으로서 '우승'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에도 의미가 있다. LG의 목표는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1년 전만 해도 개막을 앞두고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팀이 어느새 우승을 바라보는 상황이 된 것. 다른 선수들도 모두 올 시즌 목표로 우승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프로야구는 전력 평준화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성적 예측이 어려운 시즌이 될 전망이다.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는 시즌 초반 조금만 부진해도 팀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다. 그 때 필요한 것이 주장의 리더십이다.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야 할 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진영은 평소에도 유머있고 털털한 성격으로 덕아웃 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왔다. 따르는 후배들도 많은 편이다. 그동안 경험해 본 많은 주장들의 장점을 취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팀을 이끌겠다는 것이 이진영의 생각이다.
이진영은 "SK 시절 (김)재현이 형은 카리스마가 넘쳤고, (이)호준이 형은 모든 것을 끌어안는 형님 리더십이었다. 병규 형은 뭐든 선수들과 상의하는 민주주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며 "선수 편에 서서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주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장으로 선정된 후 장난기가 싹 가신 진지한 표정으로 소감을 전하던 이진영의 모습에서 그에게 주어진 책임의 막중함이 묻어났다. 새로운 캡틴 이진영이 이끌어 갈 LG 트윈스의 2014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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