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1억3천만달러(약 1379억원)는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닐까.
추신수(31)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3천만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계약하면서 그 돈의 규모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인은 상상도 하기 힘든 거액을 확보하면서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1천379억원은 과연 어느 정도의 규모일까.
우선 맥도널드의 빅맥 햄버거를 예로 들어보자. 세계 주요 도시의 물가를 비교할 때 '빅맥 지수'로도 흔히 사용되는 이 햄버거의 현재 가격은 3천800원. 추신수는 마음만 먹으면 빅맥 3천68만9천473개를 살 수 있다. 온가족이 평생 먹고도 남을 양이다. 햄버거로 산을 쌓을 수 있다. 햄버거가 물리면 김밥을 먹으면 된다. 김밥전문점의 2천원짜리 김밥 6천895만개를 살 수 있고, 3만원짜리 피자 459만6천700판을 주문할 수도 있다.
자동차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중형 승용차인 쏘나타(2천만원)를 6천895대, 시가 2억원에 달하는 벤츠 S500 689대 구입이 가능하다. 집을 사야 한다면 아파트를 구하면 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30평형대 아파트(시가 8억원) 172채, 한국에서 평당 가격이 가장 비싼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그 중에서도 가장 넓은 247㎡(45억원) 30채도 살 수 있다.
1억3천만달러를 연평균 금액으로 환산하면 추신수는 1년에 1천857만달러(197억원)를 받는다. 월간 16억원, 메이저리거들이 2주에 한 번 급여 수표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한 번에 8억원씩 손에 쥐는 셈이다. 일당으로 환산하면 5천500만원이다. 무엇보다 1만원권 화폐를 일렬로 늘어놓을 경우 일본 도쿄까지 1번 왕복할 수 있다. 엄청난 액수다.
물론 추신수가 확보한 계약 총액의 40% 정도는 연방세로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몫(약 4%, 500만달러)도 떼주면 실수령액은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그렇다고 해도 추신수는 이미 거부의 반열에 올랐으며 돈걱정 없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아메리칸 드림'을 현실에서 이룬 것이다. 지난 2000년 청운의 꿈을 품고 태평양을 건넌 뒤 10여년간 산전수전 다 겪은 추신수다.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은 대가를 한꺼번에 보상받은 것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