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7년 1억3천만달러에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 추신수(31)는 계약 총액만 놓고 보면 뉴욕 양키스가 제시한 조건보다 덜 확보한 셈이다. 양키스는 추신수 영입을 위해 7년 1억4천만달러를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
결과적으로 1천만달러 손해를 본 격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그러지 않다. 오히려 추신수가 손에 쥐는 실질 소득은 큰 차이가 없거나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주세가 없는 9개 중 하나다. 주에서 석유가 생산되는 덕분에 돈이 많은 부자 주다. 따라서 고소득 전문직이나 고액 연봉의 운동 선수들이 이곳에 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세가 없는 관계로 미국 연방세(39.6%)만 부담하면 된다. 추신수의 계약 총액 1억3천만달러를 여기에 대입해보면 추신수가 실제로 확보한 계약 총액은 7년 7천552만달러다. 연평균 1천78만달러로, 야구 활동 기간인 10개월로 나눠보면 매월 107만8천달러. 한화로 계산해보면 12억원 가량을 매달 버는 셈이다.
반면 양키스 행을 선택했다면 뉴욕의 세법에 따른 추가 개인 소득세를 내야 했다. 뉴욕의 주 소득세는 최저 4%에서 최고 8%. 추신수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고액 수입자인 점을 감안할 때 최고 세율을 적용할 경우 연방세와 합쳐 50% 가까이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정확한 수치는 과세표준에 따라야 하겠지만 매년 152만달러 정도의 추가 세금 부담이 발생할 뻔했다. 7년 총액으로 따지면 1천만달러를 살짝 넘는다. 텍사스 입단에 따른 소득 차이 1천만달러를 상쇄하는 셈이다. 양키스를 거부하고 텍사스를 선택하면서 추신수는 어림 잡아 매년 20만달러 정도의 실질 소득 이득을 보게 됐다.
텍사스를 선택한 기회비용도 거의 없다. 텍사스는 당장 내년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이 가능한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 5손가락에 꼽히는 거대 한인타운이 연고지인 알링턴과 댈러스 인근에 있다.
여러 한인 팬들의 성원을 받으면서 추신수는 외롭지 않게 야구에 전념할 수 있다. 또한 텍사스는 뉴욕보다 자신의 집이 있는 애리조나와 상대적으로 가깝다. 물론 텍사스에 가족이 함께 거주할 새 집을 구할 가능성이 무척 높긴 하다.
텍사스로 둥지가 결정되면서 추신수는 양키스 입단 무산 소동에 따른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버리게 됐다. '텍사스 기마 경관'으로 새 출발하는 추신수의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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