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은 지난 2007년이었다. 이후 한화는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 6년 연속 가을잔치의 들러리 역할을 맡았다. 최근 6년간 한화가 기록한 순위는 5-8-8-6-8-9위였다.
한화가 최근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외국인 선수의 영입 실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2008년은 한화가 5위에 머물며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시즌이다. 한화가 그나마 싸울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을 때다. 또한 2008년은 한화의 외국인 선수 영입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마지막 시즌이다. 2008년 이후 팀 성적이 고꾸라지기 시작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08년 한화는 마무리 투수 토마스와 외야수 클락을 영입해 시즌을 치렀다. 강속구를 앞세운 토마스는 31세이브(3승6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며 구원 2위에 올랐고, 호타준족이었던 클락은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후반기에 극심한 부진을 겪은 것이 아쉬웠을 뿐, 전반기까지는 공수주에 걸친 맹활약을 펼쳤다. 한화도 베이징올림픽 휴식기라는 변수 속에 4위 삼성에 한경기 차 뒤진 5위로 아깝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09년 한화는 토마스와 재계약했고, 우타 거포로 기대를 모은 디아즈를 새로 영입했다. 클락과의 재계약은 부상에 따른 부담으로 포기했다. 그러나 디아즈(타율 0.266 15홈런 39타점)는 불안한 수비와 부정확한 타격을 보이며 시즌 도중 방출되고 말았다. 디아즈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좌완 투수 연지는 1승7패 평균자책점 7.04의 부진한 성적에 그쳤고, 토마스도 극히 제한된 기회 속에 13세이브밖에 올리지 못했다. 한화는 최하위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0년 한화는 전력이 뚜렷하게 약해졌다. FA 자격을 얻은 김태균과 이범호가 한꺼번에 일본 팀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믿을 것은 외국인 선수 뿐이었지만 한화는 그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새롭게 한화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데폴라와 카페얀. 데폴라는 6승12패 평균자책점 4.58, 카페얀은 승리 없이 11패 평균자책점 9.15를 기록했다. 카페얀의 중도 퇴출 이후 부에노가 새로 왔지만 그 역시 1승3패 평균자책점 9.10의 성적에 그쳤다. 2010년 역시 한화는 8위였다.
2011년부터 올 시즌까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1년에는 재계약에 성공한 데폴라와 새로 영입한 오넬리가 나란히 부진에 빠지며 중도 퇴출됐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가르시아, 바티스타가 제 몫을 해준 덕분에 그나마 공동 6위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바티스타와 배스(션 헨으로 교체), 올 시즌에는 바티스타와 이브랜드 조합으로 시즌을 치렀지만 결과는 2년 연속 최하위(8위-9위)였다.
2011년 대체선수로 입단해 3년 간 함께 했던 바티스타를 제외하면 성공작은커녕 실패작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선수들 뿐이었다. 물론 한화의 내리막을 외국인 선수만의 책임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기본적인 팀 전력이 약한 한화는 외국인 선수의 도움이 절실한 팀이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을 통해 정근우, 이용규를 한꺼번에 보강하며 팀 전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화를 4강권이라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 마운드의 열세는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다. 한화는 크게 뒤떨어지는 마운드를 외국인 투수로 보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수준급 외국인 투수 2명을 동시에 영입한다면 한화 마운드에 대한 평가는 또 달라질 수 있다. 김응용 감독도 FA 정근우, 이용규 영입에 성공한 뒤 외국인 투수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또한 내년 시즌부터는 외국인 보유 제한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한화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화는 바티스타, 이브랜드와의 재계약을 모두 포기했다. 현재 외국인 스카우트 팀을 현지에 파견해 면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길어지고 있는 암흑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이 어느 팀보다 절실한 한화 이글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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