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좌우 풀백의 불균형이 아쉬움으로 남은 경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20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와 평가전을 치러 1-2로 역전패했다.
지난 15일 스위스와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던 한국은 중동에서 경기를 갖느라 시차 극복, 건조한 기후, 피로 누적 등 다양한 외적 조건들과 싸우며 경기를 치러야 했다. 홍명보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드에 일부 변화를 주면서 새얼굴 찾기에 주력했다.
이날 눈에 띄는 부분은 좌우 풀백을 모두 새로운 선수로 선발 기용했다는 점이다. 스위스전에서는 김진수(니가타)-이용(울산 현대)이 좌우 풀백의 주인이었다. 김진수는 '제2의 이영표'라는 찬사를 받으며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여줬고 이용은 다소 흔들리며 완벽한 믿음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양쪽 풀백은 여전히 확실한 주인이 없는 자리다. 이날 러시아전에서는 박주호(마인츠05)와 신광훈(포항 스틸러스)이 선택을 받았다. 박주호는 지난 9월 아이티와의 평가전 후 대표로 재발탁 됐고 신광훈은 지난 6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레바논전 이후 5개월 만에 돌아왔다.
둘 다 대체 요원 성격이었다. 박주호는 윤석영(돈캐스터), 신광훈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부상으로 귀중한 기회를 얻었다. 이들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부름을 받기 힘들었다.
기회를 얻은 이들은 집중하며 뛰었다. 둘 다 공격적인 성향의 풀백이라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에 나섰다. 하지만 수비 복귀가 늦어지면서 러시아의 공격 루트로 활용되는 아쉬움을 노출했다.
특히 왼쪽의 박주호가 그랬다. 박주호는 최근 마인츠05에서 측면 공격수로 자주 나섰다. 공격에 자주 가담하다보니 수비 공간 커버가 늦었다. 결국 전반 11분 피오로드 스몰로프의 동점골에 빌미를 제공했다. 러시아가 역습에 나섰을 때 측면에서 연결되는 패스만 박주호가 차단했다면 위험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신광훈은 팀플레이에 충실했다. 주변 동료와 협력하면서 러시아의 공격 차단에 애썼다. 공격 가담 시에는 적절하게 가로지르기도 보여주며 매끄러운 공격 전개에 힘을 보탰다. 러시아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빠른 패스를 하고 빠져 나왔다. 최근 소속팀 포항 황선홍 감독의 지적으로 이타적인 플레이에 눈을 뜬 결과라 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내년 브라질월드컵에 나설 최적의 멤버 구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좌우 풀백은 여전히 확실한 주인이 없다. 거듭된 평가전을 지켜보면서 누가 홍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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