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타율 2할6푼9리 OPS 1.068
두산의 4번과 5번 타자인 최준석, 오재일의 한국시리즈 성적 합산이다. '괴력의 좌우 쌍포'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이 한국시리즈서 예상을 뒤엎고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삼성보다 챔피언 트로피에 한 발 더 다가선 데에는 이들 두 중심타자의 역할이 무척 컸다.
지난 25일 대구 2차전 연장 13회초 삼성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극적인 결승홈런을 쳐낸 오재일은 어엿한 팀의 중심타자로 발돋움한 느낌이고 연일 홈런포가 불을 뿜는 최준석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미스터 옥토버(10월)'로 거듭났다.
우선 오재일. 주포 홍성흔의 부상으로 28일 잠실 4차전부터 선발 5번타자 자리를 꿰찬 그는 보이지 않게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5경기 타율은 2할2푼2리(9타수 2안타)에 불과하지만 2안타 모두 중요한 순간 터져 나온 큰 타구였다.
하나는 그의 이름을 야구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오승환 상대 홈런포이고 다른 하나는 29일 5차전 3회말 2타점 2루타다. 두산이 2-4로 끌려가던 3회말 1사 1,2루에서 좌타석에 들어선 그는 삼성 선발 윤성환을 두들겨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큰 타구를 날렸다. 끌려가던 경기를 재차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 2루타였다.
비록 나머지 2타석서 삼진에 그쳤고, 두산이 접전 끝에 5-7로 패했지만 오재일의 파괴력을 한 번 더 확인한 경기였다. 오재일은 이번 시리즈 들어 안타 2개에 그쳤지만 볼넷 2개를 얻어 출루율 3할6푼4리를 기록했다. 11타석이라는 제한된 기회에서 거둔 성적이지만 그의 시리즈 OPS는 1.031에 달한다.
최준석은 모두가 동의하는 이번 시리즈 최고의 스타다. 정규시즌 동안 주전 자리에서 밀린 한을 풀겠다는 듯 연일 홈런쇼다. 그가 이번 포스트시즌서 기록한 홈런 5개는 정규시즌서 거둔 7개에 육박한다. 최준석은 홈런 1개만 추가하면 한 해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특히 29일 5차전은 그의 폭발력을 또 다시 보여준 경기였다. 두산이 0-3으로 뒤진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윤성환의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제대로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 홈런 하나로 두산은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1-4로 끌려가던 3회에는 1사 1,2루에서 깨끗한 좌전안타로 2루주자 정수빈을 불러들였고, 4-5로 두산이 리드당한 5회말에는 삼성 2번째 투수 안지만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려내 경기를 또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최준석의 기록은 4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 그의 한국시리즈 장타율은 7할6리로 치솟았다.
시리즈 내내 두산 타자 전원(15명)이 거둔 성적은 타율 2할4푼3리(177타수 43안타) 6홈런 20타점에 OPS 6할9푼2리. 이 가운데 오재일과 최준석 2명이 안타의 16%, 홈런의 50%, 타점의 35%를 담당했다. 이들 두 거포의 활약이 없었다면 한국시리즈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됐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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