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울산 현대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기세가 대단하다.
김신욱은 2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그룹A(1~7위) 수원 삼성과의 33라운드에서 시즌 17호골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이날 수원 서정원 감독도 김신욱을 경계하며 그를 방어하는 데 열을 올렸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하던 축구대표팀 코치 시절 김신욱을 대표 차출해 활용했던 경험이 있어 그의 특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서 감독은 "김신욱은 제공권은 물론 활동량이나 발기술 모든 것이 좋다"라고 호평했다. 특히 최근 특별 훈련까지 실시하며 순발력과 민첩성이 좋아져 공중볼 장악 능력이 더 좋아진 것을 의식한 듯 "김신욱에게 볼이 연결된 이후의 리바운드 볼 소유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라고 집중 방어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김신욱 방어를 위한 수원의 비책은 크게 두 가지였다. 196㎝의 장신 김신욱이 페널티지역 근처에 아예 들어오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활동량이 늘어난 김신욱이 페널티지역 전체를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또, 제공권에서 밀리더라도 리바운드 볼을 소유해 근처의 하피냐나 한상운에게 볼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팀이 이런 리바운드 볼을 놓쳐 실점했던 상황을 확실히 분석한 것이다.
서 감독은 "김신욱은 장신 선수가 갖지 못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슈팅 능력도 뛰어나다"라며 빡빡한 근접 수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원은 이날 그런대로 김신욱 방어에 성공하는 듯했다. 플랫4 수비 앞선의 오장은과 이용래가 진로를 적절히 방해하며 볼 전개를 지연시켰다. 곽광선과 민상기도 몸싸움에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역습에서 김신욱의 저돌적인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후반 19분 울산의 역습 찬스에서 김영삼의 패스를 받은 김신욱은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파고든 뒤 수비수와 골키퍼 정성룡 사이에 낮게 오른발 슈팅을 해 골망을 갈랐다. 그토록 조심하자고 했던 김신욱의 '발'에 당한 것이다. 울산은 1-1 동점에서 터진 김신욱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둬들였다.
마침 이날 경기장에는 축구대표팀 김태영, 박건하 코치가 찾아 양 팀 경기를 관전했다. 11월 A매치 대표 엔트리 선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신욱의 최근 맹활약은 홍명보 감독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홍 감독의 주문대로 달라지고 있는 김신욱의 발전된 모습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막판으로 접어드는 K리그와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 흥미로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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