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서울은 운동장도 없고 환경도 좋지 않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마르첼로 리피(65) 감독이 불평, 불만으로 기싸움(?)을 시작했다.
리피 감독은 25일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예정 시각보다 5분 늦게 도착한 리피 감독은 별 일이 아니라는 듯 웃으며 FC 서울과의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광저우는 4강전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맞아 4-1, 4-0으로 잇따라 대승을 거두는 등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중국 클럽으로는 최초로 결승에 올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광저우의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4일 입국한 리피 감독은 "서울 코칭스태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서울이 광저우에 오면 훈련 시간이나 운동장을 빌리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그는 "한국에 왔는데 서울에는 운동장도 없고 환경도 좋지 않았다. 호텔에서 30분 동안 몸을 풀었다. 서울이 광저우에 오면 AFC의 룰을 잘 따르겠다. 공평하지 않은 환경과 좋지 않은 대우를 받았지만 서울이 오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비꼬듯이 강조했다.
광저우는 지정해준 숙소인 여의도의 한 호텔에 불만을 터뜨리며 홍은동의 특급 호텔로 옮기는 등 제 멋대로 움직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이 연습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 조명시설이 없다고 사전에 공지를 했고, 광저우도 이를 잘 알고 있었지만 리피 감독은 생떼를 부린 것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잔디를 새로 보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최대한 잔디를 보호해 좋은 상태를 만들어줘야 한다. 통상적으로 경기 전날 공식 훈련을 본 경기장에서 하지만 광저우는 이틀 전부터 사용 요구를 했다. 이례적인 일이고, 당연히 거부 당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전에 원정을 왔던 팀들은 여의도 호텔을 문제 없이 사용했다. 보조구장의 조명이 없을 것이라고 알렸는데 입국하더니 본 경기장을 훈련장으로 내놓으라고 하더라"라며 광저우의 까탈스러움에 혀를 내둘렀다.
그렇지만 리피 감독은 "30년 동안 축구를 해오면서 각종 대회를 통틀어 다섯 번째 결승전인데 연습구장이 준비되지 않은 적은 처음이다. 좋지 않은 대우를 받았지만 광저우에 서울이 오면 좋은 대우를 해주겠다"라고 다시 한 번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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