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마지막 방점을 찍고 싶다."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숨겨뒀던 욕심을 꺼냈다. 서울은 3일 새벽(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에스테그랄(이란)과 2-2로 비겼다. 1차전 홈경기를 2-0으로 이겼던 서울은 합계 4-2로 에스테그랄을 물리치고 창단 후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서울은 전신 안양 LG 시절이던 2002년 아시안클럽챔피언십에서 수원 삼성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챔피언스리그로 바뀐 후에는 첫 정상 도전 기회가 왔기 때문에 결승 진출이 더욱 절실했다.
결승행을 확정지은 후 최용수 감독은 "환상적인 경기장에서 양 팀 다 환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멋진 골도 나왔다. 부족한 나를 믿고 마지막 고지까지 오게 됐는데 선수들이 보여준 놀라운 투혼에 다시 한 번 고맙게 생각한다. 진정한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은 K리그의 힘을 또 다시 과시했다. K리그는 지난 2009년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 성남 일화(우승), 2011년 전북 현대(준우승), 2012년 울산 현대(우승)에 이어 5년 연속 결승 진출 클럽을 배출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이제는 서울 차례다. 결승 상대는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1, 2차전 합계 8-1로 대파한 난적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수한 외국인 선수를 돈으로 그러모은 광저우의 우세가 점쳐진다. 광저우는 엘케손, 무리퀴, 콘카, 김영권 등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보유했다. 중국 국가대표도 다수 포진해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최 감독은 "광저우는 모든 사람들이 아시아 최고 팀으로 평가하지만 (우리가)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무리퀴, 콘카 등 걸출한 외국인 선수들을 봉쇄할 것이다. 우리에게도 국가대표급 국내 선수들이 많다"라며 절대 뒤지지 않는 전력임을 강조했다.
선수들의 능력에 기대를 한다는 최 감독은 "선수들이 어느 한계치까지 갈 수 있는지 기대가 된다. 결승전까지 기간이 있으니 준비를 잘 하겠다.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너무 크기 때문에 반드시 마지막 방점을 찍고 싶다"라며 정상 정복의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1차전 2-0 승리로 이날 원정 2차전에서는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비적으로 가서 원정에서 비기려고 하다가 상대 관중의 분위기에 휩쓸릴 수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바르지 못한 판단으로 수비적으로 하다 보니 수세로 몰렸다. 한태유가 부상으로 빠지고 윤일록을 투입한 뒤 공격적으로 나간 게 적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운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과 같이 흘린 노력과 땀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 상당히 힘든 고비도 있었지만 스태프와 모든 선수들이 좋은 기운을 갖고 있다. 운으로 평가하기엔 조금 그런 것 같다. 하나된 팀으로, 실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단합된 경기력으로 결승에 오른 것임을 강조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