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의 자신감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수원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산토스, 정대세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승점 3점을 획득한 5위 수원은 50점 고지에 오르며 4위 서울(51점)에 1점 차로 접근했다.
경기 전 서 감독은 "오늘 경기부터 총력전이다. 선두권 싸움으로 가는데 중요한 경기다"라며 서울전에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라이벌전이 승점 6점짜리 경기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후 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준비가 좋았었다.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고 자신이 있었다. 선수들이 주문한 대로 해내 좋은 결과를 냈다"라며 만족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경기의 승리 메신저는 정대세였다. 정대세는 1-0으로 근소하게 앞서가던 후반 37분 골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나와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골을 넣은 정대세는 지난 4월 슈퍼매치에서 전반 39분 만에 퇴장 당한 것에 대한 용서를 구하려는 듯 '석고대죄' 세리머니로 팬들을 울렸다.
서 감독은 "정대세는 후반에 투입하려고 준비했다. 한 골을 넣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강화하는 게 상대를 더 힘들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랬다"라며 정대세의 교체 투입은 전략적인 것이었음을 강조한 뒤 "아직까지 100%의 컨디션은 아니다. 그러나 몸싸움도 강하고 슈팅 능력이 좋기 때문에 반드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잘 살렸다"라고 칭찬했다.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에 충실하는 등 군 전역 후 복귀해 변함없는 기량을 선보인 염기훈에 대해서도 "염기훈의 가세 후 서정진에게 의존하던 공격이 좌우로 나눠지게 됐다. 염기훈이 상대 수비 1~2명씩 붙여 뛰면서도 볼을 뺏기지 않는 점이 상대를 어렵게 하는 것 같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편, 패한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에스테그랄과의 원정 경기로 인한 선수들의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최 감독은 "이란 고지대 원정 이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체력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간판 공격수 데얀이 몬테네그로 국가대표팀에 차출됐고 수비의 핵 아디가 부상으로 빠진 것도 서울 전력 약화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최 감독은 "데얀과 아디라는 핵심적인 선수들이 없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부인할 수 없는 공백이었다. 몰리나를 후반에 투입한 것도 체력적인 안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라고 얘기했다.
라이벌전에서 당한 쓰라린 패배지만 괜찮다는 반응이다. 최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가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안타까울 정도로 힘들어했다. 적절한 시기에 한 번 쉬어 간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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