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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진기록 행진 '숨바꼭질'에 없는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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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명감독·거대 제작비 없이도 흥행 질주

[권혜림기자] 영화 '숨바꼭질'의 흥행은 개봉 전 누구도 쉽게 점칠 수 없는 일이었다. 스타시스템과도, 거대 자본과도 거리가 멀었던 이 영화는 개봉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흥행이 쉽지 않은 스릴러 장르인데다 메가폰을 잡은 이는 이번 영화로 상업 장편 영화에 데뷔한 신인 허정 감독. 영화에는 톱스타도, 명감독도, 대규모 자본도 없었다. '숨바꼭질'의 초고속 흥행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지난 14일 '숨바꼭질' 개봉에 앞서 박스오피스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의 쌍끌이 흥행으로 달아오른 상태였다. '설국열차'는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안겼던 봉준호 감독의 첫 글로벌 프로젝트이자 충무로 톱배우 송강호가 투입돼 일찍이 기대를 높였던 영화. 4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기도 했다.

신인 김병우 감독의 '더 테러 라이브'에는 '설국열차'만큼의 빵빵한 스케일은 없었지만 '대세' 하정우가 뒤를 든든히 받쳤다. 도발적인 메시지와 실험적인 촬영 기법, 한 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서사도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영화는 지난 18일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그러나 '숨바꼭질'에는 티켓 파워를 입증한 충무로 톱스타도, 글로벌한 스타 감독도 없었다. 순제작비는 같은 날 개봉한 100억 대작 '감기'의 1/4 수준인 25억 원이었다. 450억 원이 투입된 '설국열차'에는 제작비만 따져선 비할 데가 못 되는 규모의 영화였다.

그럼에도 '숨바꼭질'은 개봉 4일 만에 약 16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인 140만 관객을 가뿐히 넘어섰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꼭 어울리는 판도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같은 속도로 손익분기점을 돌파, 역대 한국 영화 최단 기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게다가 영화는 지난 14일 동시에 개봉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감기'를 누적관객수에서 따돌리며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개봉일은 같았지만 '감기'는 사전 시사를 통해 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상태였다.

'이름 값'을 할 만 한 톱스타 배우가 없었다는 것도 '숨바꼭질'의 흥행이 흥미로운 배경 중 하나다. 손현주와 문정희, 전미선이 주연을 맡았다. 동시기 개봉작 '감기'에 수애와 장혁, 마동석과 이희준, 유해진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이름을 올린 것과는 달랐다.

시선을 당기는 배우가 있었다면 지난 2012년 SBS 연기대상에서 '추적자'로 대상을 수상, 진가를 인정받았던 손현주가 유일했다. 앞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흥행의 단 맛을 본 그지만 원톱 주연으로서는 처음 영화를 이끈 셈이었다. 출연작들이 연이어 '흥행 대박'을 터뜨리면서 손현주의 충무로 주가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기력에 있어 이견이 없을 두 여자 배우의 활약도 주목받았다. 전미선은 손현주가 연기한 주인공 성수의 아내로 분해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인 역을 소화했다.

문정희의 연기는 압권이라 할 만했다. 지난 2012년 영화 '연가시'에서 연가시에 감염돼 끊임없이 물을 삼키던 어머니로 분했던 그는 '숨바꼭질'에서 그보다 한 수 높은 역동적인 연기를 펼쳤다. 단아하고 차분한 외모는 벗어던지고 불안과 집착에 시달리는 가장으로 변신, 감탄을 안겼다.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된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과 달리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은 상업 영화계에 막 발을 들인 신인이다. 그러나 허 감독은 일찍이 영화제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대주였다.

지난 7월 제1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전(展) 폐막식에서 허정 감독은 단편 영화 '주희'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다. 지난 2010년 영화제에서 '저주의 기간'으로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그는 흥행 감독의 등용문인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잇따라 실력을 입증받았다.

'숨바꼭질'은 통상적으로 흥행에 한계가 있다고 여겨져 왔던 스릴러 장르의 영화이기도 하다. 진기록 행진이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같은 흥행 속도가 이어진다면 '숨바꼭질'은 3년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스릴러 영화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숨바꼭질'은 3일 만에 같은 기록을 세운 '설국열차'와 '은밀하게 위대하게',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한 '괴물'과 '도둑들', 4일 만에 200만을 넘긴 '디 워'에 이어 역대 최단 기간 흥행 기록을 썼다. 7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베를린'과 타이 기록이다.

한편 지난 19일 '숨바꼭질'은 25만3천829명의 일일 관객을 동원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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