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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 돌아온 김호철 감독 '바꿔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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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3년 만에 복귀

[류한준기자] 거물급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니었다. 그런데 2012-13시즌 V리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자 한 사람의 행보에 배구계 관심이 온통 모아졌다. 주인공은 김호철 감독이다.

지난 시즌 V리그는 어느 때보다 남녀부 각 팀 사령탑 이동이 잦았다. 소속팀과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들도 많았다. 또한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중도에 자리에서 물러나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팀도 있었다.

감독들의 물갈이 또는 자리 옮기기가 연쇄적으로 진행되는 한가운데 김호철 감독이 있었다. 그가 어떤 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외 팀들의 다음 시즌 사령탑 구도가 결정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만 제외하고 나머지 팀들 모두 김호철 감독의 행보에 주목했다.

김 감독의 최종 선택은 친정팀 현대캐피탈 복귀였다. 오랜 기간 현대캐피탈을 지휘했던 그는 지난 2009-10시즌이 끝난 뒤 총감독이 됐다. 말이 총감독이지 사실상 2선 후퇴, 즉 감독 경질이나 다름없었다. 현대캐피탈은 하종화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고, 김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 드림식스(현 우리카드) 감독을 맡으며 지난 시즌 코트로 돌아왔다.

그가 왜 자신을 내쳤던 팀으로 돌아왔을까.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여러 팀에서 오퍼가 왔었다"고 했다. 드림식스를 인수한 우리카드도 당연히 김 감독에게 재계약 의사를 보였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현대캐피탈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과 함께 오랜 기간 현대캐피탈에서 일을 한 안남수 전 사무국장이 단장으로 팀에 돌아오면서 김 감독 재영입이 급물살을 탔다. 여기에 구단주인 정태영 사장도 러브콜을 보냈다.

김 감독은 "주변에서 돈 때문에 팀을 두고 저울질한다는 얘기를 하더라"며 "단연코 그러지 않았다. 돈이 중요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안팎에서 소문이 무성하던 차에 김 감독은 더는 미룰 수 없었다. 그래서 현대캐피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은 계약기간과 조건 등을 먼저 내세우지 않았다"며 "사장님이 그러시더라. '신치용 감독이 있는 삼성화재와 다시 한 번 승부를 내봐야 하지 않겠나'고. 그 말에 느낌이 왔다"고 껄껄 웃었다.

그동안 V리그에서 삼성화재와 신치용 감독이 쌓은 업적은 대단하다. 다른 팀들이 전력보강을 하고 삼성화재의 전력이 예전보다 못하는 평가를 받아도 결과는 항상 같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은 경험이 있는 팀이 바로 현대캐피탈이고 김 감독이었다. 팀이 김 감독을 선택하고 그도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오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상황은 김 감독이 처음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2003년과 다르다. 부임 당시 팀은 어수선했다. 전임 故 송만복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골이 깊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한창 전성기를 맞고 있었다. 유망주도 많았다. 하드웨어는 잘 갖춰져 있는 셈이었기 때문에 김 감독은 소프트웨어 쪽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에 많은 차이가 있다. 김 감독과 우승 경험을 함께 한 선수도 권영민, 윤봉우 둘만 남았다. 삼성화재를 두 시즌 연속 울렸던 과거 영광의 멤버들이 하나 둘씩 팀을 나갔다. 이선규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여오현을 대신해 보상선수로 삼성화재로 갔다.

김 감독은 "(이)선규나 이번에 은퇴를 한 후인정 등에게는 정말 미안하다"며 "다들 팀의 레전드들인데 마음이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에겐 이제 뒤를 돌아볼 시간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 특히 팀 전력의 핵심인 문성민이 덜컥 다치는 바람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에 일찌감치 마무리지으려고 한 외국인선수 영입까지 잘 풀리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가 부족하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은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어느 때보다 선수가 부족하다. 거기에 어느덧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선수들 대부분이 나이가 들었다. 이번에 영입한 여오현을 비롯해 최태웅, 권영민 등 주전세터 두 명, 그리고 센터 윤봉우까지 서른을 훌쩍 넘겼다.

*<2편>에 계속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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