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던졌다 하면 6이닝이 기본이다. 컨디션이 좋으면 7회까지도 심심치 않게 책임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닥터K' 본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는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내친 김에 이닝이터로도 뿌리를 내릴 조짐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벌써 50이닝을 돌파했다. 시즌 8경기 동안 모두 50.1이닝을 소화했다. 다저스 팀내에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55.2이닝)에 이은 2위이고, 아직 경기가 다 끝나지 않은 13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내셔널리그 공동 10위에 올라 있다. 리그 1위인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58.2이닝)와의 차이가 크지 않다.
단순 계산에 불과하지만 현재 추세라면 류현진은 올 시즌 231.1이닝까지 소화가 가능하다. 아직 치러야 할 시즌이 훨씬 많이 남아 있고, 체력적인 문제 등 여러 장애물이 놓여 있지만 로테이션 순번을 거르지 않는다면 적어도 180이닝 이상은 기록할 전망이다.
변수는 다저스 구단의 의중이다. 다저스는 지난 겨울 류현진 영입을 확정하면서 "류현진의 투구이닝을 세심하게 조절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류현진이 사실상 투수진의 '소년 가장' 역할을 하는 현실에서 다저스가 기존 방침을 고수할 지는 미지수다.
류현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이유는 역시 꾸준함에 있다. 리그 최고 투수로 군림한 한국에서처럼 기복없는 투구가 미국 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은 등판한 8경기에서 매번 6이닝 이상 책임졌다. 7회 도중 교체되거나 7이닝까지 소화한 적도 4번이나 된다.
가능하면 오랫동안 마운드를 책임져야 하는 선발투수의 임무를 한 번도 소흘히 하지 않았다. 빅리그 데뷔 첫 8경기에서 매번 6이닝 이상 던진 기록은 다저스 구단 역사상 3번째다. 1965년 클러드 오스틴, 1966년 돈 서튼 이후 47년 만이다.
꾸준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승리 기회를 제공하는 투수를 야구에선 에이스라고 부른다. ESPN은 "조만간 복귀할 잭 그레인키를 포함해 커쇼와 류현진 3명의 주축 투수들이 다저스를 수렁에서 건져낼지 관심사"라고 했다.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두 특급 투수와 어느덧 동등한 위치로 평가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부터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는 류현진이다.
한편 류현진은 오는 18일 오전 8시30분 조지아주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승을 노린다. 아직 다저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일정상 이날 등판이 유력하다.
애틀랜타는 팀홈런(49개) 부문 내셔널리그 단독 1위에 올라 있는 '펀치력의 팀'이다. 특히 벌써 12개의 대포로 강력한 MVP 후보로 꼽히는 저스틴 업튼이 4번타자로 버티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업튼은 추신수(31, 신시내티)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4월의 선수'로 뽑힌 거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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