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이천수(인천 유나이티드)는 역시나 이천수였다.
많은 논란을 겪으며 어렵게 K리그 무대에 복귀한 이천수.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수많은 이슈를 몰고 다니며 변함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천수다. K리그 팬들은 그런 이천수의 복귀를 반겼고 이천수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팬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이천수의 경기력. 오랜 공백기간이 있었지만 역시나 이천수는 천천히 팬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천수는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복귀 후 첫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그리고 9라운드 울산 현대전에서 다시 도움을 올렸다.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다.
그것도 전북과 울산은 모두 올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들이다. 이런 강호들을 상대로 연속으로 도움을 올렸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천수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기록이다. 또 팬들의 기대에 이천수가 부응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도움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이천수의 국가대표팀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연속 도움을 올리며 활약을 하니 국가대표팀 발탁 이야기에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가대표 이천수.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성급한 이야기다. 국가대표 이천수는 지금이 아니라 다음의 이야기다.
이천수는 K리그에 복귀해 고작 5경기를 뛰었다. 5경기 동안 모든 것을 판단하고 파악할 수는 없다. 그리고 더욱 정확히 짚어봐야 할 문제는 이 5경기에서 이천수가 보여준 활약이 과연 국가대표팀에 어울리느냐다. 물론 부족하다. 이천수는 아직까지 100% 기량을 회복하지 않았다.
이천수가 다시 국내 무대에서 뛰며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이 고무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랜 공백 기간을 거친 것을 전제로 할 때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천수는 아직 예전의, 또는 국가대표로 뽑힐 만큼의 기량을 완벽히 찾지 못했다.
따라서 이천수의 국가대표 이야기는 이천수가 100% 기량을 되찾은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아니 100%가 된 후에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지금 국가대표 이천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천수에도, 이천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국가대표팀에도 좋지 않은 영향만 미칠 뿐이다.
이천수는 지금 국가대표보다 본인의 기량을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K리그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주변에서도 이천수를 국가대표 이야기로 흔들어서는 안 된다.
팬들도 지금은 이천수를 기다려야 할 때다. 태극마크를 단 이천수가 보고 싶다면 이천수가 정상의 기량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아직은 부족한 이천수의 국가대표 복귀 이야기는 일부 팬들의 비난만 증폭시킬 수 있다.
이천수가 100% 기량이 되고, 모든 이들이 이천수가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이 설 때, 그 때 자연스럽게 대표팀 발탁 이야기가 나와야 된다. 대표팀 감독 역시 그런 상황이 돼 대표팀에 필요하다면 발탁하면 된다.
국가대표팀은 과거의 영광을 쫓는 곳이 아니라 현재의 절정을 찾는 곳이다. 이천수는 과거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으로 화려한 영광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떤 대표팀 감독이라도 100%가 아닌 선수, 지금 경기력이 올라오는 중인 선수를 가지고 대표팀 발탁 여부를 고민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갖춰진 선수들을 놓고 옥석을 가리는 것도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이천수가 정상의 기량을 찾았을 때, 이천수가 대표팀에 어울리는 모습을 갖췄을 때, 모든 이들이 국가대표 이천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 그 때까지 국가대표 이천수 이야기는 잠시 미루자.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