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참 절묘한 시점에 만난 두 팀이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맞대결, K리그 클래식의 흥행 보증수표인 '슈퍼매치'가 돌아왔다. 경기가 열리는 14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약한 비가 예보되기는 했지만 흥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입장권 예매 속도가 지난해 만석을 기록할 당시와 비슷해 또 한 번 매진사례를 내걸 것으로 보인다.
양팀의 통산 전적은 29승15무20패로 수원이 앞선다. 최근 8경기 전적에서는 8경기 연속 무패(7승1무)로 수원의 압도적인 우세다.
양팀의 경기는 전력 분석이 무의미할 정도로 사소한 실수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수원이 4승1패, 승점 12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서울이 3무2패(3점)로 10위에 머물러 있지만 어디까지나 순위는 숫자에 불과하다.
서울은 첫 승에 애가 탄다. 만약 수원전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 더욱 괴로운 상황이 기다린다. 서울을 잘 알고 있는 안익수 감독의 성남 일화와 늘 껄끄러운 대구FC와의 7, 8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 두 팀 역시 아직 승리가 없어 모두 이번 6라운드서 첫 승을 원하고 있지만 자칫 승리 없이 지나갈 경우 서울에 죽기 살기로 달려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무조건 수원부터 이기고 봐야 한다.
수원은 다소 여유롭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화통하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줘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정규리그는 다르다. 공수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으면서 승리를 쌓고 있다. 견원지간이었던 전북 현대를 2-1로 격파하는 등 마음의 짐도 덜었다.
무엇보다 서울을 상대로 다양한 전략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수원의 자랑거리다. 그 중심에는 정대세가 있다. 서정원 감독은 정대세의 선발 출전을 예고할 정도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슈퍼매치를 경험해보지 못했다고는 하나 정대세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본선 3경기, 독일 분데스리가 경험 등으로 큰 경기에 면역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정대세 역시 서울전을 벼르며 기다려왔다. 서울 입장에서는 정대세가 출전했던 경기들을 분석했겠지만 직접 부딪혀보지 않았기에 그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2011년 개막전에서도 그랬다. 당시 수원은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골잡이 알렉산데르 게린리히의 한 방으로 서울을 무너뜨렸다. 서울은 게인리히에게 K리그 데뷔전 데뷔골 기록을 안겨주며 패배의 쓴맛을 봤다. 올 시즌 대인방어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서울 입장에서는 낯선 상대 정대세의 움직임 그 자체가 부담스럽다.
멤버 변화가 거의 없는 서울과 달리 수원은 김대경, 권창훈, 연제민 등 신예들을 과감하게 투입하며 경험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김대경은 5라운드 대구FC전에서 절묘한 가로지르기로 서정진의 골에 도움을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서 감독이 슈퍼매치 선발 멤버로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를 중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선발 출전은 어려워 보이지만 후반 교체 투입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체력과 기술을 갖춰 충분히 조커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수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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