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오는 14일 슈퍼매치를 앞두고 있는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서로 인정하지 않는 라이벌 관계가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수원 서정원(43) 감독은 슈퍼매치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서 감독은 1992년 FC서울의 전신격인 안양 LG를 통해 프로에 데뷔해 1997년까지 활약했다. 이후 1998년 스투라스부르(프랑스)에 진출했고 이듬해 K리그로 복귀했다.
국내 무대로 돌아온 그의 선택은 안양이 아닌 수원이었다. 서 감독의 거취를 두고 양 구단이 법정 다툼까지 가는 등 총성없는 전쟁을 했다. 격분한 안양 팬들이 서 감독의 유니폼을 태워버리는 등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런 서 감독이 수원 사령탑에 선임되면서 올해 수원-서울의 첫 슈퍼매치는 더 뜨거워지게 됐다. 상대 서울의 감독이 1998년 프랑스월드컵 대표팀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최용수(40) 감독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둘은 최종예선 한일전에서 합작 골을 만들어내는 등 대표팀에서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65번째 슈퍼매치를 앞두고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서 감독은 "선수 때부터 뛰어왔다. 슈퍼매치라고 해서 크게 긴장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신이 양 팀간 슈퍼매치 탄생의 중심에 있었음을 스스로 토로한 서 감독은 "지금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 (K리그 클래식) 흥행에 한 몫을 한 것 같다"라고 웃은 뒤 "이런 스토리가 있어야 K리그도 흥행이 된다. 유럽의 주요 리그를 보면 스토리가 있고 이를 통해 역사가 된다. K리그도 시간이 흐르면서 역사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슈퍼매치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하필, 최근 8경기(1무7패) 연속 못이기고 있는 수원을 만나게 돼 서울이 독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 서 감독은 "서울은 서울다운 경기를 하고 있다"라면서도 "선제골을 넣고도 지키지 못하더라. 수비지역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한 팀에게 계속 패하다보면 독을 품게 마련인데 충분히 대비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 스스로 큰 경기를 많이 치러봐 알아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한 서 감독은출전 선수 구성에 더 골몰하는 눈치였다. 그는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렀다. 선수가 이름값이 있다고 해서 계속 뛸 수는 없다. 몸 상태가 좋은 선수를 내보내겠다"라고 밝혔다.
5라운드 대구FC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넣으며 마음의 부담을 던 정대세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서 감독은 "정대세를 비롯해 스테보도 그렇고 공격수들이 초반에 골을 넣지 못해 불안한 경기를 했었다. 이제는 공격 균형이 맞아가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라며 팀이 정상궤도에 올랐음을 전했다.
특히 슈퍼매치 첫 경험인 정대세에 대해 "내 현역 시절을 생각해보면 큰 경기를 해보지 않은 선수가 나서면 문제가 발생하지만 정대세는 북한 대표팀으로 월드컵에도 나서봤고 독일에서도 큰 경기 경험을 해봤다.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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