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필기자] K리그 챌린지(2부리그)가 오는 16일 개막한다. 8개팀이 치열한 승격 레이스를 펼치는 가운데 K리그 클래식 못지않은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14일 오후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2013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광주FC, 고양 HiFC, 경찰청, 상주 상무, 부천FC 1995, 수원FC, FC안양, 충주 험멜 등 8개팀 감독과 선수 대표가 참석해 입담을 뽐냈다.
우승팀이 누가 될 것이냐와 함께 라이벌 구도가 화제로 떠올랐다. 군팀 상주 상무와 경찰을 대표하는 경찰청 축구단, K리그 클래식 팀들의 연고이전 뒤 팬들의 힘으로 일어서 구단을 만든 FC안양과 부천FC 1995 간의 라이벌전이 벌써 주목받기 시작했다.
상주 박항서 감독은 "군팀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언론에서 경찰청과 라이벌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머지 7개팀도 라이벌이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렇지만, 이내 진담같은 농담 한 마디를 던졌다. "나는 민간인 신분이라 괜찮지만 선수들은 군인 신분이라 (경찰청과의) 경기 결과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 패하면 부대에서 처벌이 내려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해 웃음을 이끌었다.
경찰청 조동현 감독은 조심스러워하면서 '아름다운 라이벌'로 포장했다. 그는 "군이라는 특수성이 있는데 상주와 아름다운 라이벌이 되기를 바란다. 승패를 한 번씩 나눠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상주와 경찰청 멤버는 국가대표급이다. 상주는 김형일, 김재성, 이근호, 이호, 최철순 등 전, 현직 국가대표가 즐비하다, 경찰청도 김영후, 염기훈, 양상민, 오범석, 정조국 등 클래식의 각 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이들로 뭉쳐 있다.
감독들이 체면을 차리자 선수들이 기싸움을 벌였다. 상주 김형일은 "군인은 군인다워야 한다. 경찰청 선수들은 군인같지 않다. 우리는 군인이다. 자존심을 세우겠다"라고 차별화한 뒤 "경찰청과의 경기는 살벌해질 것이다. 더비가 만들어지면 더 격렬하고 빡빡한 경기가 될 것이다"라며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경찰청의 염기훈은 "경찰청은 경찰대학 내에서 머무른다. 축구와 육상부 외에 다른 종목이 없어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있다. 상주는 딱딱한 분위기지만 우리는 다르다"라며 맞받아쳤다.

안양과 부천도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안양의 이우형 감독은 "우리와 같이 창단한 부천과 멋진 더비를 만드는 것이 챌린지의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라며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경기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양팀에는 충성도 높은 팬들이 많다. 굉장한 더비가 될 것 같다. 물론 응원은 팬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운동장을 찾게 만드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더비가 만들어지면 승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부천 곽경근 감독도 지지 않았다. 그는 "우리도 걱정이 된다. 경기가 치열해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도 있다. 자제를 시키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재미있게 하겠다"라고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상주와 경찰청의 군-경 더비는 4월 20일, 안양-부천전은 바로 다음날인 21일 각각 상주와 부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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