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정규리그 무패의 기세를 몰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첫 승에 도전한다.
포항은 지난 10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로 떠났다. 13일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분요드코르와 원정경기를 위해서다.
분요드코르는 늘 포항을 괴롭혔다. 지난해의 경우 조별리그에서 두 번 만나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역대 원정에서도 재미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분요드코르는 포항에 껄끄러운 상대다.
1차전서 만난 베이징 궈안과 0-0으로 비긴 포항 입장에서는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런데 황선홍 감독은 이번에 주전급을 거의 국내에 남겨놓고 원정을 떠났다. 17명으로 구성된 멤버 중에서 김대호, 노병준, 신진호, 이명주 정도가 1군 멤버다. 나머지는 거의 신인급이다.
나름의 사정이 있다. 포항은 17일 수원 삼성과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원정을 치른다.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경기라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 우즈베키스탄을 오가는 항공편이 자주 없어 포항은 분요드코르전을 치르고 나면 16일에야 한국에 도착한다. 주전들을 데려가지 못한 이유다. 때문에 기량은 충분하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원정 멤버를 짜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황 감독은 올해 모든 선수의 고른 활용을 예고한 바 있다. 외국인선수를 영입하지 않아 선수단이 축소된 가운데 치러야 할 대회는 많아 후보급 선수들까지 고루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올해 6월 터키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설지 모르는 문창진, 이광훈은 물론 신인 박선주, 배천석 등도 이번 원정 멤버에 포함됐다.
경험이 부족해 보이는 멤버들지만 세세히 뜯어놓고 보면 분요드코르를 충분히 넘을 수 있다. 골키퍼 김다솔은 신화용 못지않은 체격과 선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신화용의 재계약이 불발, 이적 했을 경우 주전을 꿰찰 수 있는 자원이었다. 지난해 12경기에 나서며 실력을 검증 받았다.
수비에서는 노련한 정홍연이 리드한다. 정홍연은 제주 유나이티드를 거쳐 포항에 자리잡은 풍부한 경험의 수비수다. 포항에서만 네 시즌을 소화하며 전략, 전술을 잘 알고 있다. 어린 선수들을 리드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도 갖췄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대호는 폭발적인 오버래핑에 나설 태세다.
미드필드에는 지난해 신인왕 이명주가 버티고 있다. 이명주는 FC서울과의 개막전에서 골맛을 보며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콤비 신진호와 함께 중원 장악의 선봉에 선다. 공격은 경험많은 노장 노병준이 지휘하는 가운데 골에 굶주린 배천석이 비상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황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을 강하게 표현하는 축구를 원한다. 분요드코르전에서 그런 전략이 먹혀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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