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강철군단'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해 초반 K리그(현 K리그 클래식)에서 3경기를 치르는 동안 1승도 올리지 못하며 고난의 길을 걸었다. 터지지 않는 골이 문제였다. 박성호, 고무열, 조찬호 등 공격 최일선에 있는 이들이 침묵했다.
올해 강원FC로 완전 이적한 지쿠가 골을 넣어주기는 했지만 국내 공격수들이 터지지 않으면서 답답한 시간이 계속됐다. 원톱 박성호의 경우 20번째 경기인 8월 5일 성남 일화전에서야 첫 골을 넣은 뒤 뒤늦게 골 본능을 보여줄 정도로 초반에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명공격수 출신 황선홍 감독은 골이 터지는 시점이 빨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즌 첫 골이 빨리 터지면 그만큼 부담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슬럼프가 길어져 골에 집착하다 한 시즌을 고전하고 몸이 무거워져 부상도 따른다는 것을 현역시절 경험한 바 있다.
포항은 27일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베이징 궈안(중국)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15개의 슈팅을 시도해 8개의 유효슈팅이 나왔지만 한 번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상반기를 보내야 하는 포항은 국내 공격수들이 빨리 잠에서 깨어나야 하는 숙제를 얻었다. 모든 선수를 골고루 활용해야 하는 황 감독은 주전급 자원들이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잊고 있던 새 얼굴에 대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체 공격수로 꼽히는 배천석의 몸상태는 100%가 아니다. 이광훈, 문창진 등 젊은피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전념해야 되는 상황이다. U-20 대표팀은 3월 4일 소집, 3주간 터키 전지훈련을 떠난다. 올 6월 터키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있어 이들은 사실상 팀에서는 없는 자원이나 마찬가지다. 기존 선수에 대한 의존이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황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를 교훈삼아 재촉하지 않고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 아니냐. 믿겠다. 기다려야 한다"라며 또 다시 인내의 시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황진성이 얼마나 빨리 동료들과의 호흡을 끌어올리는지도 숙제다. 베이징전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황진성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차례 슈팅을 시도하고 킬러 패스를 보여주는 등 포항의 프랜차이즈 스타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군 미필자인 황진성은 병역법상 해외 출국에 제한을 받아 이번 시즌 대비 해외 전지훈련을 함께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했던 황진성이 포항의 새 전술에 맞춰 훈련을 한 것은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빠른 적응으로 존재감을 확인했다. 황 감독은 황진성의 활용을 통해 킬러 부재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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