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9년' 동안 꾸던 '악몽'에서 깨어났다.
인천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3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이석현과 디오고, 그리고 문상윤의 연속골에 힘입어 3-2 역전 승리를 거뒀다.
지난 1라운드 경남과의 경기에서 아쉽게 0-0 무승부에 그친 인천은 '디펜딩 챔피언' 서울을 상대로 올 시즌 첫 승점 3점을 따냈다. 인천으로서는 승점 3점과 함께 지난해 스플릿 시스템 A그룹 1위를 무너뜨리며 B그룹 1위의 자존심을 한껏 곧추세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천에 이번 승리의 가치가 큰 것은 지긋지긋한 '상암 징크스'를 깼다는 것이다. 인천은 서울 원정을 와서 13경기 연속 무승(5무8패)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2004년 10월6일 이후 인천은 서울 원정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승리하지 못한 세월이 9년이나 흘렀다.
서울과의 경기가 열리기 전 만난 김봉길 인천 감독은 "상암 징크스를 너무나 깨고 싶다. 안 좋은 징크스는 빨리 깨야 한다. 지난해 성남 징크스도 깼고 이번에 반드시 상암 징크스를 깰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허투루 말한 것이 아니었다. 인천은 경기 초반부터 서울과 팽팽하게 맞서더니 0-1로 뒤지던 전반 35분 이석현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6분 디오고가 2-1로 앞서는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디오고의 K리그 데뷔골이었다.
후반 23분 서울 박희성에 다시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3분 문상윤이 천금의 골을 성공시키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결국 인천은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그것도 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말이다.
김봉길 감독은 "디오고의 컨디션이 너무 좋다. 지난 1라운드 때에는 감기가 걸려 큰 활약을 해주지는 못했지만 이번 서울전에서는 기대를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기대대로 디오고가 상암 징크스를 깨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인천의 3-2 승리. 14경기 만에 서울 원정에서 얻은 소중한 1승이다. 9년의 세월을 기다리며 만들어낸 결실이다. 지난 시즌 B그룹 지배자로 남았던 인천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전체 판도를 뒤흔들 만한 강호라는 점을 상암 징크스를 깨며 만천하에 알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