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도착 첫날부터 죽도록 훈련했죠."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21일부터 터키 안탈리아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현지 도착 후 시차적응을 할 시간도 없이 짐을 푼 뒤 곧바로 훈련을 소화했다.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 사실상 24시간 잠을 제대로 못자고 현지에 도착한 선수들은 녹초가 됐다.
사흘 전술 훈련 후 1, 2군으로 나눠 각각 상대팀과 연습 경기를 하는 일정이 꽉 짜여있다. 숨돌릴 틈이 없을 정도로 훈련을 계속해 하루가 빠르게 지날 정도다. 30일에야 첫 휴식을 가질 정도로 거침없이 달려왔다.
국내에서 기초 체력을 만들고 온 포항 선수들은 경기체력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FK파르티잔(세르비아),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명문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각각 3-1, 2-1로 이기면서 서서히 훈련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총 31명의 선수단이 이번 안탈리아 훈련에 나섰다. 루마니아 출신 공격수 지쿠는 강원FC로 완전 이적했고 조란과 아사모아는 국내에 남아있다. 이들과는 사실상 재계약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알아보고 있지만 몸값이 상당해 쉽지 않다.
이날 포항 숙소인 크렘린 펠리스 리조트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보낸다고 가정하고 전술 훈련을 집중 연마하고 있다. 중앙 수비는 김원일-김광석을 중심으로 돌아가 조란의 공백에 대비한다. 측면의 아사모아 자리에는 이광훈, 조찬호 등을 시험중이다. 황 감독은 "없으면 없는 대로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로 꼽혔던 공격형 미드필더 황진성의 공백은 수비형 미드필더 황지수를 축으로 지난해 신인왕 이명주와 신진호가 앞에 서서 공격진을 지원하는 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상대팀이 공격적으로 나오면 이명주가 아래로 내려와 황지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함께한다.
자유계약선수(FA)인 공격형 미드필더 황진성은 재계약 문제에 난항을 겪는데다 병역 문제로 해외여행에 제한이 있어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했다. 황진성 부재시의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황 감독으로서는 미드필드 조합을 잘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이 자랑하는 미드필드진이 무너지지 않아야 시즌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플라비오 피지컬 코치는 "선수들의 몸 상태가 너무나 좋아 만족스럽다. 터미네이터들이나 다름없다"라며 자랑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선수들은 "근육이 터질 것 같다. 곧 훈련량을 조절해주지 않겠느냐"라며 엄살을 부렸다.
포항은 다음달 13일까지 전지훈련을 하면서 지속적인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빨리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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