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이대호가 WBC 대표팀의 '뜨거운 감자'였던 거포 1루수 3인방 경쟁에서 승리(?)했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27일 대만 군인선발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이대호를 붙박이 4번타자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승엽과 김태균은 상황에 따라 3번타자와 대타로 출전하게 된다.
류 감독은 "이대호를 붙박이로 4번에 놓고 상대 선발에 따라 이승엽, 김태균을 3번으로 쓸 생각"이라며 "1루수를 한 명으로 고정시킬지, 돌아가면서 맡길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세 명 모두 수비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류 감독은 왜 이대호를 붙박이 4번타자로 결정하게 된 것일까. 류 감독은 "덩치가 제일 크니까"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이대호는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2개 치지 않았나. (이)승엽이랑 (김)태균이는 하나도 못 쳤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대만 입성 후 NC 다이노스와 네 차례의 연습경기를 치렀다. 세 선수는 NC측의 양해를 얻어 네 경기에 모두 출전했는데 류 감독의 말처럼 이대호만 홈런 2방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두 선수는 홈런을 터뜨리지 못했다.
4차례의 연습경기 타율은 이승엽이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이대호가 1할8푼6리(16타수 3안타), 김태균이 3할3푼3리(12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셋 중 가장 낮았지만 이대호는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 2방을 몰아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홈런이 전부는 아니다. 류 감독은 전체적인 기량 면에서 이대호가 가장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지난해 일본 진출 첫 시즌이었음에도 퍼시픽리그 타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이끌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으로 세 선수의 기용법에 관한 것을 꼽았다. 그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 1루수 3인방의 공생은 대표팀의 큰 화두였다. 이대호가 붙박이 4번으로 기용되지만 이승엽과 김태균에게도 대표팀을 위해 한 방을 터뜨려줘야 하는 임무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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