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이번 WBC 대표팀에는 두 명의 포수가 승선했다. 공수에서 전성기의 기량에 올라 있는 강민호(28, 롯데)와 경험 많은 베테랑 진갑용(39, 삼성)이 대표팀의 안방을 책임진다.
신구 조화가 대표팀 안방의 핵심 포인트다. 국내 포수 중 최고의 위치에 오른 강민호가 주전을 맡으며, 강민호의 부족한 점을 백전노장 진갑용이 메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진갑용 역시 나이가 많을 뿐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다.
지난해 성적을 살펴보면 강민호는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3리 19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8개 구단 포수 중 가장 많은 홈런 숫자다. 진갑용 역시 삼성의 주전 포수로서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리 6홈런 57타점이라는 전성기 못지않은 성적을 남겼다.
대표팀은 1라운드가 펼쳐질 대만 입성 후 NC 다이노스와 네 차례의 평가전을 치렀다. 강민호와 진갑용은 번갈아가며 선발 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연습경기에서도 강민호가 안방을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거의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한 강민호와는 달리 진갑용은 경기 초중반 교체됐다.
다음달 2일 네덜란드전을 시작으로 펼쳐질 대회 실전에서도 이같은 양상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진갑용의 비중이 작은 것은 아니다. 지난달 대표팀 출정식에 참가했던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의 말에 힌트가 숨어 있다.
지난 1,2회 대회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며 한국의 4강,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이끌어냈던 김인식 위원장. 그는 두 포수의 기용법에 대해 "공격력이 좋은 강민호가 주전을 맡고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진갑용이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네 차례의 연습경기를 살펴보면 류중일 감독의 생각도 크게 다를 것은 없어 보인다. 일단 강민호가 먼저 안방을 지키고, 경기 후반 접전 상황에서는 진갑용이 마스크를 이어받는다.
공격력이 출중한 강민호지만 경기 막판 대타가 필요한 상황도 나올 수 있다. 번트가 필요하거나 강민호의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또는 상대 투수에 따른 맞춤형 대타가 필요할 때다. 류 감독은 든든한 진갑용이 있기 때문에 과감히 대타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강민호와 진갑용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함께 한국을 금메달로 이끈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전성기였던 진갑용의 뒤를 아직 기량이 덜 여물었던 강민호가 받치는 역할을 했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진갑용에게 최고참으로서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는 경기 외적인 역할도 있다. 신구를 대표하는 두 명의 안방마님이 각기 다른 역할 속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가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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