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문경은 서울 SK 감독은 오른손이 불편하다. 최근 욕실에서 넘어져 오른 어깨 연골 파열 진단을 받았다. 3∼4주는 깁스로 고정해야 하는 상태. 그러나 양복을 입어야 하는 프로농구팀 감독의 특성상 깁스는 피하고 있다. "선수들이 다 보는데 감독이 깁스하고 있으면 되겠느냐"며 문 감독의 뜻은 완고했다.
현역 시절에도 큰 부상이 없었던 문 감독은 "은퇴 후 이렇게 큰 부상을 당했다"며 껄껄 웃었다. 선수 시절 가장 큰 부상은 무릎 인대가 늘어나는 정도였다. 요즘에는 어깨가 아파 앉아서 잠을 자고, 넥타이는 전희철 코치가 대신 매준다.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도 문 감독은 여유를 잃지 않는다. "선수보다 내가 아픈 게 낫다"는 생각이다. 최부경과 김민수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지만 여기저기서 부상병이 속출하는 다른 구단에 비하면 SK는 양호한 편이다. 문 감독도 "54경기를 치르며 이 정도 부상이면 행복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고비가 없을 수 없다. 무패 가도를 달리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SK는 26일 안양 KGC전에서 58-66으로 지면서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11연승에서 멈춰서면서 팀 자체 최다 연승 신기록인 12연승 달성에 실패하고 말았다.
매직넘버 3을 남겨놓고 있는 SK는 정규시즌 우승은 사실상 이미 확보했다. 언제 우승 헹가래를 치느냐만 남았다. 다음 목표는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이다. 문 감독은 마지막 목표를 앞두고 "선수단을 잘 꾸려가는 것과 부상 방지가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최근 함지훈(모비스)이 훈련 도중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단의 웜업 훈련 때도 자리를 뜨지 못한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무리한 훈련도 자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SK의 연승에 제동을 건 KGC는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부상에 빠져 시름이 깊은 팀이다. 그러나 KGC는 앞선 SK의 10연승 때도 발목을 붙잡더니 이번에도 11연승을 멈춰세웠다. 문 감독은 "실력이 아닌 집중력에서 KGC에 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KGC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SK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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