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프로와 아마추어의 농구 최강자를 가릴 시간이 왔다.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이 28일 시작돼 9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프로 10개 팀에 상무와 대학 7개 팀 등 아마추어 8개 팀, 총 18개 팀이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프로 팀에서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면 동등한 입장에서 프로와 아마가 실력을 겨룬다.
1990년대 폭발적인 농구 인기를 이끌었던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떠오르게 하는 대회다. 당시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등 겁없는 동생들이 실업의 형님들을 무너뜨리던 모습을 이번 대회에서도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대진표가 확정된 현재, 벌써부터 몇몇 매치업은 큰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첫날부터 눈길을 끄는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연세대와 SK가 맞붙는 개막전이다. 연세대 정재근 감독과 SK 문경은 감독은 연세대 동문. 두 사령탑은 연세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이지만 이번 대결에서는 서로 적으로 맞붙었다. 정 감독은 모교의 명예를 위해서, 문 감독은 모교를 꺾기 위해서 물러날 수 없는 한 판 싸움을 펼친다.
만약 연세대가 SK를 꺾는다면 모비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모비스는 농구대잔치 시절 실업 최강팀으로 군림했던 기아자동차가 전신인 팀이다. 연세대 역시 대학의 강호로 농구대잔치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연세대와 모비스가 맞붙는다면 그야말로 '농구대잔치의 재림'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프로무대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의 영광을 뒤로하고 올 시즌 9위까지 추락한 동부는 한양대, 시즌 내내 최하위를 지키고 있는 KCC는 중앙대를 1라운드에서 상대한다. 토종 빅맨 김주성을 보유하고 있는 동부는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는 이번 대회에서 선전이 기대되는 팀 중 하나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목적은 농구 인기를 되살리는 것이다. '농구대잔치'와 자주 비교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화려했던 농구대잔치 때의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 당시의 대진 형식을 취했다. 프로 일정을 잠시 멈출 정도로 의욕적으로 출범한 대회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지난 26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주위에서 농구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농구의 인기가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G 김진 감독 역시 "어렵게 성사된 대회인 만큼, 농구 인기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농구 인기를 언급했다.
프로와 아마가 맞붙는 것은 지난 1997년 프로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풍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구대잔치'를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스토리를 쓸 수도 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농구계의 큰 축제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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