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아버지가 결승전에 올라간다고 하셨는데, 좀 힘들 것 같고요."
아들 허웅(연세대)의 입심을 아버지 허재 KCC 감독이 당해내지 못했다. 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허재-허웅 부자가 입씨름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국내 첫 프로 구단과 아마추어 대학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프로 10개 구단과 대학 7개 팀, 그리고 상무 등 총 18개 팀이 오는 28일부터 고양체육관에서 토너먼트 방식의 경기를 치른다. 첫날 1게임에서 리그 선두 SK와 연세대가 맞붙고, 2게임은 프로 디펜딩 챔피언 KGC와 중앙대의 격돌이다.
이날 연세대의 대표 선수로 출전한 허웅은 "개인 기량과 경험은 뒤지지만, 근성과 패기는 프로 선수 못지않다"는 당찬 출사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허 감독이 이끄는 KCC는 부전승으로 올라가 2게임 승자와 맞붙는다. KCC가 이긴다면 8강 이상에서 연세대와 맞붙을 확률이 있다.
이에 허 감독이 말한 "연세대와 맞붙으면 허웅에게 대량 득점도 허용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이 다시 화제를 모았다. 허 감독은 "연세대는 올라갈 것 같은데, 우리가 결승…"이라고 말을 잊지 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KCC가 올 시즌 3승 15패로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이어 "너무 쉽게 득점을 주면 (아들의) 실력 향상이 안 된다. 최대한 디펜스를 한 뒤 점수를 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아들 허웅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허웅은 "아버지가 결승전에 올라간다고 하셨는데, 아버지는 좀 힘들 것 같고요. 만약 결승에서 맞붙는다면 (우리가) 이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허 감독을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당찬 아들의 대답이 싫지만은 않은 허 감독이었다. 그는 허웅의 실력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어떤 아버지가 아들을 못한다고 하겠나"라며 "농구를 시작한 지 7년째다. 경기 뛴 횟수는 적지만, 경험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선수가 되리라 믿는다"고 아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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