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필기자]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준비 중인 울산 현대 선수단은 남은 K리그 잔여 경기를 어떻게 잘 치를까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김호곤 감독은 클럽월드컵을 앞두고 K리그를 선수들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뒤 선수들이 목표의식 상실로 흔들리는 것을 막으면서 체력 보완을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한 가지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K리그 잔여 일정에 대한 이런 생각을 더 굳히게 했다. 울산은 21일 전북 현대와 41라운드에서 3-3으로 비겼다. 승점 61점을 획득하며 5위를 유지 중이다.
K리그는 정규리그 3위까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는다. 우승팀에게 다음 시즌 출전권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달리 AFC는 우승팀 혜택이 없다. 자국리그에서 부여된 출전권 자격을 획득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울산은 3위 포항 스틸러스(70점)과 승점 9점 차다. 이미 포항은 FA컵 우승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따라서 울산이 티켓 경쟁을 해야 할 상대는 수원 삼성(70점)이다.
세 경기가 남은 상태에서 승점 9점 차는 넘기 어려운 산이다. 골득실(수원 +13, 울산 +5)에서 수원이 월등히 앞서고 다득점에서도 수원(58득점)이 울산(54득점)보다 우위에 있다. 수원이 전패를 하고 울산이 3경기 동안 대량 득점으로 전승하지 않는 이상 다음 시즌 출전권은 어림없다.
이 때문에 이제 모든 초점은 12월 9일 클럽월드컵 첫 경기 몬테레이(멕시코)전에 맞춰져 있다. 김 감독도 25일과 다음달 2일 예정된 K리그 42, 44라운드에는 주전급을 내세워 1주일에 한 경기를 치르는 흐름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할 생각이다.
가장 무서운 것은 부상이다. 최상 전력으로 클럽월드컵에 나서고 싶은 것이 당연한 마음이다. 몬테레이를 이기면 첼시(잉글랜드)와 4강에서 만난다. '드림매치'를 꿈꾸는 울산 입장에서는 남은 K리그 세 경기가 고민에 또 고민거리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말년 병장' 같은 마음이다.
21일 전북전에서도 가슴 철렁한 순간이 있었다.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 선수와 충돌로 오른발을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핵심 전력인 이근호가 이탈한다면 울산에는 치명적이다. 대표선수로 나선 지난 14일 호주와 평가전에서도 이근호는 부상으로 전반 28분만 소화하고 나가 김 감독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근호의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 내보냈다. 투입하면서 상대와 부딪히는 것을 피하라고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쉬우냐"라며 고민을 감추지 못했다. 이근호뿐 아니라 다른 주전 선수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김 감독은 "체력 문제도 있고 선수들 동기 부여도 떨어진다. 선수 기용폭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답답해 했다.
이근호 자신도 마찬가지. 그는 "감독님이 몸싸움을 잘 견디라고 하시지만 쉽지 않다. 남은 기간까지 조심해서 경기를 해야 한다. 선수들 모두 남은 정규리그를 잘 치러야 하는 것이 고민거리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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