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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 "틀에 박힌 성교육 대신 이 영화 어떨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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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남보라 주연 '돈 크라이 마미', 22일 개봉

[권혜림기자] 개봉 전부터 반응이 후끈하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돼 호평을 얻는가 하면 주연 배우 남보라는 영화제 GV에 참석해 극에 몰입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아 화제몰이를 톡톡히 했다. 애초 15세 이상 관람가를 예상한 영화가 '19금' 판정을 받자 SNS에서는 재심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미성년 성폭행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 '돈 크라이 마미(Don't Cry Mommy)' 이야기다.

영화를 이끄는 축은 성폭력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딸 은아(남보라 분)와 그의 어머니 유림(유선 분), 은아를 끔찍하게 괴롭힌 청소년 가해자들이다. 유림은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해자들에게 법을 대신해 복수의 칼을 겨눈다. "마음의 여유도 없이, 매번 반복되는 격정적인 장면을 연기해야 했다"는 유선을 지난 16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일상적인 장면이나 편하게 풀어지는 신이 없어 오히려 몰입을 놓지 않고 감정을 붙잡을 수 있었어요. 감정 소모가 너무 많아 현장 역시 장난을 치는 분위기가 아니었죠. 짧은 시간동안, 실제 제 삶으로 돌아올 여유가 없이 인물에 몰입하다보니 그나마 인물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남편과 이혼 후 하나 뿐인 딸과 새 삶을 시작하려던 유림은 은아를 둘러싼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을 마주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사로잡힌다. 유림을 연기한 유선 역시 휘몰아치는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는 영화가 첫 공개된 부산국제영화제 당시를 떠올리며 "영상을 보니 당시의 감정이 복기돼 뭉클했다"고 말했다.

"영화제 상영을 앞두고 기대와 걱정으로 복잡했어요. 다행히도 5천 석 야외 극장을 대부분 메꿔 주셔서 감사했고 뿌듯했죠. 개봉 전인 영화를 부산영화제에서 첫 오픈 하는 일이 제겐 처음이었거든요. (영화의 소재와 남보라의 눈물, 상영 등급 문제 등) 기대 못했던 지속적인 이슈들이 터지면서 예사롭지 않은 징조를 느끼기도 했어요.(웃음) 영화제 오픈시네마에서 관람한 관객들이 함께 공감해주고 분노해주는 것을 보며 다행이라고도 생각했고요."

유선은 극 중 은아를 괴롭히는 남학생들로 분한 배우 동호와 권현상, 이상민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 유키스 출신의 동호는 그간 보여준 해맑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자신을 짝사랑하는 후배 은아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조한 역을 연기했다.

"신인인데다 착하고 예의바르고 성실한 친구들이라 걱정된 부분도 있었어요. 동호만 봐도 너무나 티없이 순수하고 맑잖아요. '영화에서 이 아이들이 죽이고 싶을만큼 못돼 보여야 할텐데' 걱정했죠. 그런데 연기를 정말 잘 해줬어요. 특히 권현상은 말하는 것, 눈빛만 봐도 분노가 끓어오를 정도였죠. 제가 '너희 연기 아니지? 원래 나쁜 놈들이지!' 했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기해줬죠."

애초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19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던 '돈 크라이 마미'는 재심의 끝에 15세 이상 관람가를 확정했다. 유선은 "청소년들이 무조건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해 수위를 의식하며 촬영했는데 '19금'은 당혹스러운 판정이었다"며 "15세 관람가를 목표로 찍은 만큼 일부 커트만 들어내고도 무난히 재심의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틀에 박힌 성교육을 하는 것보다 이런 영화를 함께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 영화로 뭔가 달라질 수 있다면 큰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요. 아이들이 피해자들의 파괴된 삶을 조명하고 그 심리를 표현하는 이런 영화들을 보며 사건을 당한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에서 유림도 죄의식 없는 아이들을 보며 움직이게 되고, 무서운 결심을 하게 돼요. 성폭력이 큰 죄라는 사실을 비롯해 한 명 한 명 삶의 존엄성을 깨닫게 만든다면 좋겠어요."

청소년 성폭력을 둘러싼 이슈가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는 지금도, 대부분의 논의는 솜방망이 처벌과 미비한 예방책에 대한 문제로 귀결되곤 한다. 유선은 "극 중 유림이 관객들의 동의와 공감을 얻어내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가 택한 방법도 비극일 뿐 해피엔딩은 아니다"라며 "그런 참혹한 사건을 당했을 때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지를 공론화해 변화의 방향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우리 다 같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겠죠. 예방, 올바른 교육,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적법한 처벌, 삼단계가 다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딸을 가진 엄마는 아니지만, 딸을 키우는 부모들은 신경쓸 것도, 보호해 줄 부분도 많다고 하잖아요. 아들을 키우는 부모들도 자녀들이 건강한 의식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게 가르쳐야겠구나 생각했어요."

현재 촬영 중인 MBC 드라마 '마의'를 비롯, 많은 작품들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왔지만 유선은 유독 멜로와는 연이 없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작품에서 진한 멜로 라인을 연기해 본 적이 없다"며 "가벼운 '멜로 터치' 정도가 다였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아기자기한 멜로도 재밌을 것 같고 치열한 사랑 연기도 해보고 싶다"며 "너무 예쁘게 포장된 것보다는 무게감있고 묵직한, 가슴을 조이는 아픈 사랑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한 감독의 데뷔작이자 유선·남보라·유오성·동호가 주연을 맡은 '돈 크라이 마미'는 오는 22일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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