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최종 관문을 앞두고 양 팀 벤치가 고민에 빠졌다. 타선의 키 플레이어들이 부진에 빠져버린 것이다.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오는 22일 문학구장에서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다. 20일 열린 4차전에서 SK가 2-1로 승리하면서 두 팀의 전적은 2승2패가 됐다. 5차전 승리팀에게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을 기회가 주어진다.
양 팀 모두 쳐줘야 할 선수가 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고민이다. SK는 박정권, 롯데는 박종윤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중심타선에서 활약해줘야 하는 선수들이지만 나란히 부진에 빠져있다.
먼저 박정권은 4차전까지 모두 5번타자로 출전해 15타수 2안타(타율 0.133)를 기록 중이다. 1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내고 2차전에서도 안타 하나를 추가했지만 3,4차전에서 각각 4타수 무안타,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박종윤은 1차전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후 2~4차전에서 안타가 없다. 2차전까지 5번이었던 타순도 3,4차전에서는 7번으로 밀렸다. 중심타선에서 벗어나 부담없이 타격에 임하라는 양승호 감독의 배려였지만 효과는 없었다. 박종윤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13타수 1안타(0.076)로 타율이 1할도 안된다.
두 선수의 득점 찬스에서의 침묵은 곧 소속팀 패배로 이어졌다. 먼저 박정권은 2차전 4-4 동점이던 7회말 2사 1,3루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찬스를 놓쳤다. SK는 결국 4-5로 역전패했다. 3차전에서도 박정권은 6회초 2사 1,3루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8회초 2사 2루에서는 1루 땅볼로 아웃되고 말았다. SK는 1-4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박종윤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1차전 세 번째 타석에서는 번트에 실패한 뒤 볼 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대타 박준서로 교체됐다.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는 것이 양 감독의 설명이었다. 결국 대타 박준서의 타구가 박진만의 호수비에 걸려들며 기회를 날린 롯데는 1-2로 첫 판을 내줬다.
4차전에서도 박종윤은 팀의 거의 유일한 찬스였던 4회말 2사 1,2루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롯데는 9회말 터진 홍성흔의 솔로포로 한 점을 따라붙었을 뿐 1-2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 기회를 놓쳤다.
박정권에게는 언젠가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항상 가을만 되면 펄펄 날았던 그의 과거 성적 때문이다. 하지만 박종윤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부진이 이어져오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박종윤은 13타수 3안타(타율 0.231)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지막 3,4차전에서는 병살타만 2개를 기록하는 등 안타가 없었다.
양승호 감독은 박종윤의 부진에 대해 "조성환의 발목 상태가 안 좋아서 선수 기용에 여유가 없다"며 "조성환을 좀 더 체크해보겠다"고 말해 5차전 라인업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5차전 SK 선발이 좌완 김광현이라 좌타자에 부진이 깊은 박종윤 대신 우타자 조성환을 넣고 싶어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결국 박종윤이 해줘야 한다. 박정권도 마찬가지다. 무뎌진 방망이를 먼저 가다듬는 쪽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된다. 침묵에 빠진 SK와 롯데의 '양 박(朴)' 중 먼저 터지는 쪽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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