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결국 잔루와의 전쟁이다. 누상의 주자를 얼마나 자주, 효과적으로 불러들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19일 사직에서 열리는 SK-롯데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득점 기회를 쉽게 날리지 않는 팀이 이길 공산이 크다. 수치가 말을 해준다. 앞선 2차전까지 두 팀 모두 주자만 나가면 풀죽은 방망이가 됐다. 2경기서 양 팀 합쳐 모두 59명의 타자가 살아나갔지만 홈까지 밟은 주자는 11명뿐이었다. 득점률이 18%에 불과했다.
연장 10회까지 진행된 2차전의 경우 롯데는 6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다. 그러나 점수를 낸 이닝은 2회, 7회, 10회 3차례뿐이었다. 7번의 이닝에서 주자를 내보낸 SK도 1회와 6회 2점씩 올리는 데 그쳤다.
기회는 잦은데 좀처럼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다. 주자만 나가면 타선이 얼어붙기 때문이다. 특히 SK의 경우 1∼2차전 득점권 타율이 2할에 불과하다. 1차전 2회 이호준의 솔로홈런, 2차전 1회 최정의 투런홈런 덕분에 얻은 초반 우위를 지속적으로 살려나가지 못한 이유다. SK 4번타자로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이호준의 경우 1차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지만 이후 들어선 8타석 동안 볼넷 1개만 얻었을 뿐 무안타에 허덕이고 있다.
롯데도 웃을 처지는 아니다. 2경기 득점률이 17%에 불과했다. 특히 2차전의 경우 3,4,5,8,9회에 주자가 득점권까지 진루하고도 모두 잔루 처리됐다.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연장까지 가는 악전고투 끝에 겨우 승리한 요인이다.
19일 3차전에 두 팀은 송은범(SK)과 고원준(롯데)을 선발로 내세운다. 마운드 높이만 따지면 SK가 좀 더 우위에 있다. 송은범은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한 4경기서 평균자책점 4.91에 그쳤다. 그러나 사직 2경기선 3.24의 평균자책점으로 한결 나은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2차전서 구원에 실패했지만 박희수와 정우람이란 불펜 콤비도 건재하다. 송은범이 6이닝 정도만 책임져주면 SK는 불펜의 '승리 방정식'을 동원해 승리를 따낼 계획이다.
롯데는 상승 페이스를 타고 있는 타선에 기대를 건다. 특히 2차전서 9타수 5안타를 합작한 김주찬과 전준우에게 눈길이 쏠린다. 1차전서 2루타 2개를 터뜨린 손아섭도 SK의 경계 대상이다. 고원준이 4∼5이닝을 버텨주면 중간 계투들을 줄줄이 투입하는 마운드 물량공세로 맞설 전망이다.
2001년 이후 3선승제로 치러진 10번의 플레이오프에서 첫 두 경기를 1승1패로 마친 경우는 모두 6번. 이 가운데 3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4차례다. 나머지 2번은 3차전 패배팀이 4차선서 승리한 뒤 5차전마저 이기며 마지막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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