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최정이 '꿈' 때문에 울고 웃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있던 지난 16일 문학구장. 최정은 컨디션을 묻는 말에 "어제 좋은 꿈을 꿨다. 동물 꿈인데, 내용은 절대 공개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최정이 생각하는 좋은 징조는 꿈 외에 또 있었다. 훈련 도중 벌이 날아와 자신의 모자에 앉았다는 것. 특별한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의 의미부여는 남달랐다. 최정은 "어쨌든 벌이 모자에 앉았다.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면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1차전 최정의 성적은 3타수 무안타.
17일 2차전을 앞두고 다시 만난 최정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최정은 "어제 꿈 이야기를 꺼내 안타를 치지 못했다"면서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드디어 어떤 꿈이었는지 이야기를 꺼냈다.
최정이 밝힌 꿈의 내용은 이랬다. 최정이 운전을 하다 창문 밖을 내다봤는데 귀여운 강아지가 보였다. 그리고 강아지가 갑자기 뛰어와 최정의 품에 안겼다고 한다.
꿈속에서도 최정의 야구 욕심은 끝이 없었다. 중학교 시절 개에게 물리는 꿈을 꾼 뒤 5타수 5안타를 친 기억이 떠올랐다. 최정은 꿈속에서 이번에도 강아지가 자신의 손을 물어주길 기대했지만, 아쉽게(?) 강아지는 최정의 손만 핥을 뿐이었다.
최정은 그 꿈을 되새기며 "개가 손을 물었어야 했는데, 안 물었다"며 크게 아쉬워했다. "혹시 개꿈 아니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개꿈은 좋은 거다"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최정의 개꿈 효과(?)는 다음날 나타났다. 최정의 2차전 성적은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 특히 1회 선제 투런포를 날리며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결과는 아쉽게도 SK의 4-5 역전패. SK는 불펜진이 무너지며 다잡은 승리를 놓쳐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기록했다.
경기는 졌지만, 최정으로서는 타격감을 끌어올렸다는 수확이 있었다. 방망이를 가다듬은 최정은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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