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자식같은 선수를 보내고, 새로운 식구를 맞았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이성열-오재일을 맞트레이드한 후 "우리 아이도 28살이다. 자식같은 선수들 아닌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라며 진심어린 격려를 했다.
넥센은 9일 오재일과 두산 이성열을 맞바꿨다. 김 감독은 10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내년을 내다보는 마음으로 트레이드를 했다. (이성열과) 감독실에서 인사를 나눴다. 궁합이 맞는 팀이 있지 않나. (이)성열이에게 넥센은 네가 야구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팀이니 재밌게 해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성열의 장점에 대해 "20홈런을 쳤던 선수 아닌가. 오재일보다 발도 빠르다"고 평가했다.
보낸 선수에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김 감독은 2005년 현대에 입단해 8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오재일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랐다. "어제 (오)재일이에게 전화가 왔더라. 처음 한 말이 '감독에게 서운하냐?'였다. '절대 그런 거 없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감독은 너한테 서운한 거 많아' 그랬더니 웃더라. 오재일에게 그랬다. 나는 너 양아들이라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기회 주려고 했다. 물론 너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적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 히어로즈 선수는 팀을 위할 줄 아는, 성실한 선수라는 것을 보여줘라. 성적이 가장 중요하지만, 나는 그런 칭찬을 듣고 싶다. 너는 능력이 충분한 선수니 열심히 해라."
"강진에서 올라가 인사도 못 드리고 갑니다"라는 오재일의 말에 김 감독은 웃으며 "나중에 운동장에서 큰절 해"라고 응수했다.
오재일은 통산 183경기에 나서 타율 1할8푼5리를 기록했다. 2009년 43경기, 2010년 39경기, 2011년 46경기에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김 감독은 "재일이에게 애착이 남달랐다. 그래서 4년 동안 다른 선수들 못지않게 기회를 줬다. 터질 것 같은 믿음이 있었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 감독은 "재일이에게 두산 이적이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영원히 잘하는 선수도, 영원히 못 하는 선수도 없다. 재일이도, 성열이도 이적이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둘 모두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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