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우~ 우~'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택근이 타석에 들어서자 1루 관중석의 LG 팬들이 일제히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택근은 안타 한 방으로 LG 응원석에 찬물을 끼얹어버렸다.
이택근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으로 LG를 떠나 친정팀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LG를 상대하기 위해 잠실벌을 밟은 것이다.
LG 팬들은 이택근이 등장하자마자 야유를 쏟아냈다. 거액의 계약을 맺고 LG에 둥지를 튼 뒤 이렇다 할 활약 없이 다시 넥센으로 돌아간 데 대한 반응이었다. LG는 지난 2009년 현금 25억원과 선수 두 명을 넥센에 주고 이택근을 영입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LG 팬들의 반응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이택근은 담담히 타석에 들어서 LG 선발 임정우의 투구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좌전안타로 연결시켰다. 그 사이 2루 주자 장기영이 홈을 밟았고, 이택근은 팀의 선제 타점을 기록하게 됐다.
야유를 보내던 LG 팬들이 모여 있던 1루 관중석은 일순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러나 장기영이 홈을 밟고 이택근이 주자로 나가 있자 다시 야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재밌는 것은 이택근의 다음 타자인 4번 박병호 역시 지난해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선수라는 점. 박병호의 타석 때는 LG 팬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된 이택근과 LG 팬들의 신경전(?)은 올 시즌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 볼거리가 하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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