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택근(넥센)이 부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공식적인 첫 훈련에 임하면서 차분하고도 신중하게 각오를 밝혔다. 고참급 선수인 만큼 생각하고 있는 바도 여유롭게 풀어냈고, 그 속에서는 '부활'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넥센은 9일 오전 목동구장에서 시무식을 실시하고 2012년 첫 일정을 시작했다. 선수단은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까지 자체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도 선수단은 곧바로 훈련에 임하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김시진 감독과 김성갑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캠프 대비 회의를 실시했고, 선수들은 오후까지 남아 개인훈련을 이어갔다.
그 가운데 이택근도 있었다. 이택근은 지난해 11월20일 넥센과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7억원, 플러스 옵션 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고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2009 시즌 후 포수 박영복, 외야수 강병우 및 현금 25억원의 반대급부로 LG로 트레이드된 후 2시즌이 지나고 목동으로 돌아온 셈이다.
하지만 LG 소속 당시의 부상 부진에 비해 계약금액이 너무 커 타 구단과 야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장석 넥센 대표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사실 현재까지도 이택근이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 결국 이택근 스스로 자신의 몸값을 증명해보이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택근은 책임감도 무겁고, 해야할 일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팀내 고참으로서 개인 성적 뿐만 아니라 후배선수들을 이끌어가야한다는 또 다른 역할에 대해 의무감까지 가지고 있었다.
목동구장에서 만난 이택근은 이를 또 한번 강조했다. 그는 "개인성적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이제 넥센은 강팀으로 도약할 시기"라며 "고참급 선수가 됐으니 분위기 형성을 잘해야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방법으로는 솔선수범을 손꼽았다. 그는 "내 스타일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주문을 하거나 부탁하는 게 아니고 직접하는 성격"이라며 "후배들이 많다. 말로 하는 것보다는 몸으로 앞장 설 생각"이라고 확언했다.
역시 전 소속팀 LG와 관련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택근은 "정말 조심스럽다. LG와 관련해 기사가 자꾸 나가는데 부담이다. 악감정은 정말 없다"라고 거듭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향후 맞상대를 하게 될 경우에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해 그는 "LG와 경기를 하게 되면 더 잘해야할 것 같다. LG에서 넥센을 상대할 때도 똑같았다"며 "날 가르쳐주고 지켜보고 계신 분들이 있다. 때문에 더 잘하고 싶어진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2012년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책임감에서 비롯된 생각은 밝혔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목표에 대해서 말을 안드렸다. 사실 난 2년동안 규정타석을 못채운 선수였고, 목표를 말하기가 죄송스럽다"며 "(굳이 말한다면)많은 게임에 나가고 싶다. 날 덕아웃에서 쉬라고 데리고 온 것은 아니다. 많이 출장해달라고 주전선수를 데리고 온 것인데, 되도록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이택근은 넥센을 최약체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일축했다. 차분하게 말하던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예상대로 되면 재미가 없다. 야구는 반전이 있는 스포츠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팬들이 보러 오겠느냐"며 "우리는 중심에 설 것이다. 현 시점에서 성적이 어떻다고 말은 못해도 우리 선수들은 결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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