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무사 3루 득점 실패? 대비책 만들 것"

[정명의기자] 김기태 감독이 LG 트윈스의 고질병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22일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 덕아웃에서 취재진들로부터 LG의 약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을 때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대해서였다.

전날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도 LG의 이런 약점이 노출됐다. LG는 0-4로 뒤지던 4회초 선두타자 이대형이 3루타를 치고 나가며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작은 이병규와 윤정우가 연속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큰 이병규가 볼넷을 골라나가며 2사 1,3루 찬스를 이어갔으나 다음 서동욱 역시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초 공격에서도 마찬가지. 김일경의 우전안타와 조윤준의 몸에 맞는 공, 오지환의 좌전안타로 무사 만루의 황금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박용택이 삼진을 당한 뒤 이대형이 1루수 땅볼을 쳤다. 병살타 코스로 또 다시 득점 없이 이닝이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다행히 1루 베이스를 찍고 홈송구된 과정에서 3루주자 김일경이 포수 용덕한의 태그를 피하는 그림같은 슬라이딩으로 1점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득점권에서 시원스레 점수를 내는 장면은 분명히 아니었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도 작은 이병규가 삼진으로 물러나, 무사 만루에서 LG는 단 1점을 내는데 그쳤다.

LG는 6회초 방망이가 폭발하며 대거 5득점, 역전에 성공한 뒤 결국 6-6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지만 찬스에서의 집중력 부족으로 승리를 따내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에 김기태 감독은 "개막 때까지 대비책을 만들겠다"며 "선수들이 성공도 해보고 실패도 해봐야 어떻게 득점을 내는지 알 수 있다"고 전날 경기 실패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LG는 지난해부터 득점권, 특히 3루에 주자가 나가 있을 경우 점수를 쉽사리 올리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희생플라이 하나 날리는 것도 유독 힘겨웠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달라질 기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득점권에서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대량득점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또 다시 답답한 공격이 펼쳐졌지만 사령탑은 실망하지 않았다. 실패를 거울 삼아 점차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올 시즌 LG의 공격력은 주목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