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박찬호를 파헤쳐라!' KIA 타선에 내려진 숙제다.
KIA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서 한화와 세 차례 연습경기를 앞두고 있다. 2일과 5일에 이어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가 될 9일에도 한화전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29일 성사된 추가 경기까지 합치면 한화와 총 4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KIA 선수단엔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연습경기는 올 시즌 상대해야 할 선수들의 기량을 미리 확인할 기회다. 특히 국내 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박찬호의 구위는 반드시 익혀야 할 필수 과제다.
KIA 타자들은 29일 박찬호와의 첫 대결서 예상대로 고전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3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박찬호는 최고구속 146㎞의 직구뿐 아니라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구사하면서 구위를 점검했다.
이날 박찬호와 상대한 대부분 타자들이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범타에 그쳤다. 10명의 타자 가운데 1회 이종범이 유일하게 안타를 뽑아냈다.
선두타자로 나선 신종길은 박찬호와 상대한 두 타석서 땅볼과 뜬공으로 물러났다. 경기 후 신종길은 "변화구 컨트롤이 무척 좋았다. 직구는 몰라도 변화구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며 직접 상대해본 박찬호의 구위에 감탄했다.
이순철 수석코치도 박찬호의 경기력을 높이 샀다. 이 코치는 "박찬호는 변화구 제구가 워낙 잘 돼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다. 그 정도 실력만 이어진다면 정규 시즌에서도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마운드 운영 능력도 돋보였다. 볼카운트가 불리할 때 어떤 공을 던져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차분하고 여유 있는 경기력도 좋았다. 아무래도 국내 젊은 투수들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박찬호의 마운드 운영 능력을 인정했다.
그러나 마냥 당할 수만은 없는 법. 이 코치는 "박찬호의 공은 모두에게 낯설다. 서서히 적응해가는 수밖에 없다. 경기를 치르면서 빈틈이 보일 것이다"며 KIA 타자들에게 연습경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KIA는 지난 시즌 한화를 상대로 타율 3할8리를 기록하며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KIA가 타율 3할을 넘긴 유일한 상대 구단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류현진이 건재하고, 박찬호도 가세했다. 특히 박찬호의 낯선 구위는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박찬호는 KIA와 남은 세 경기 중 적어도 한 차례는 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연습경기를 통해 KIA 타자들은 한화 마운드 공략법을 꿰뚫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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