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이 다소 아쉬움을 남긴 채 정규시즌을 끝냈다.
야쿠르트는 25일 히로시마와의 일전을 끝으로 2011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임창용은 이날 팀의 최종전에 0-0으로 맞선 4회초 팀 3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을 3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내고 물러났다. 이미 팀 순위가 확정된 가운데 승패에 큰 의미가 없는 경기여서 임창용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컨디션 점검과 실전 감각 유지 차원에서 이날 1이닝을 던진 것이다. 경기는 야쿠르트가 8회까지 0-1로 끌려가다 9회말 2점을 내 짜릿한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임창용은 올 시즌 65경기에 등판, 62.1이닝을 던져 4승 2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의 최종 성적을 기록했다. 32세이브는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5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구원왕은 41세이브를 기록한 한신의 후지카와 규지가 차지했다.
임창용은 야쿠르트와 올 시즌 고액 몸값에 재계약을 마친 후 두 가지 목표를 내걸었다. 바로 자신의 구원왕 타이틀 획득과 소속팀 야쿠르트의 우승이었다. 결과적으로 임창용은 이 두 가지 목표를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임창용이 실패한 시즌을 보낸 것은 아니다. 32세이브가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며 구속도 예년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변함없이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해내며 30세이브 이상 수확한 것은 여전히 그가 수준급 마무리투수로서 역량 발휘를 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2008년 일본에 진출한 임창용은 그 해 33세이브(평균자책점 3.00)를 올리며 단번에 야쿠르트 주전 클로저를 꿰찼고, 2009년 28세이브(2.05), 2010년 35세이브(1.46)를 올렸다. 예년과 비교하면 평균치 정도의 성적은 낸 셈이다.
다만 임창용은 시즌 종반까지 리그 우승을 다퉜던 야쿠르트의 팀 사정으로 인해 다른 팀 마무리투수와 달리 세이브가 안되는 상황에서도 잦은 등판을 하며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65경기 등판은 팀 내 투수 가운데 최다 출장이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임창용이 나선 적도 있고, 동점 상황은 물론 시즌 막바지에는 뒤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역전승을 바라보고 임창용이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임창용이 이렇게 자신을 희생하면서 팀을 위해 뛰었지만 야쿠르트는 시즌 대부분 기간 동안 지켰던 1위 자리를 막판 주니치에 내주고 2위로 주저앉은 것은 속쓰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페넌트레이스 일정은 모두 끝났지만 임창용에게 시즌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야쿠르트는 리그 2위로 클라이맥스 시리즈(포스트시즌) 퍼스트 스테이지에 올라 3위 요미우리와 맞붙게 됐다. 여기서 이기고 올라가면 리그 1위 주니치와 일본시리즈(JS) 진출권을 놓고 다투게 된다.
비록 임창용은 정규시즌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일본시리즈 정상 도전에 나선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해내야 한다. 구원왕을 놓치고, 정규시즌 팀 우승도 이끌지 못한 임창용으로서는 자존심 회복을 위한 무대가 이번 포스트시즌이 될 수 있다.
야쿠르트는 오는 29일부터 홈인 진구구장에서 요미우리와 3전2승제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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