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활화산같은 타격감을 자랑하던 이승엽(35, 오릭스)의 상승세가 주춤했다.
이승엽은 26일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6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 4경기에서 타율 7할2푼7리(11타수 8안타) 2홈런 7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던 이승엽은 이날 3경기만에 무안타 경기를 펼쳤고 4경기 연속 이어오던 타점 행진도 멈췄다. 2할1푼2리까지 끌어올렸던 타율은 2할5리로 떨어졌다.
안타는 없었지만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승엽은 지바 롯데 선발 '잠수함 투수' 와타나베의 5구째를 배트 중앙에 정확히 맞혔지만 아쉽게도 우익수 정면 플라이에 그쳤다.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스트라이크 2개를 그대로 흘려보낸 이승엽은 2-1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5구째를 공략했지만 아쉽게도 타구가 멀리 뻗어나가지 못했다.
0-0으로 균형이 깨지지 않던 7회초 무사 주자 1루에서는 이승엽이 볼 2개를 잘 골라내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갔지만 1루주자 모리야마가 2루 도루에 실패한 데 이승엽마저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되고 말았다. 오릭스로선 선취점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찬스를 놓친 결과가 됐다.
앞선 세 타석에서 모두 뜬공으로 물러난 이승엽은 9회초 네 번째 타격 기회를 맞았다. 7회말 1실점, 8회말 2실점해 0-3으로 뒤지던 오릭스가 T-오카다의 솔로홈런으로 1-3으로 따라붙은 상황. 모리야마가 볼넷 출루하며 무사 1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장타력 있는 이승엽 타석이 돌아와 오릭스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승엽은 지바 롯데 마무리투수 야부타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초구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뒤 2구째 높은 직구를 파울로 걷어내며 볼카운트 2-0에 몰렸다. 이어 3구째 역시 145km의 직구가 바깥쪽에 제구됐고 이승엽의 방망이가 헛돌고 말았다. 삼진으로 물러난 이승엽은 이날 경기를 4타수 무안타로 마감했다.
오릭스는 1회초 무사 1,2루 찬스에서 선취점을 올리지 못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0-0으로 맞서던 7회말 1사 만루에서 가나자와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빼앗긴 오릭스는 8회말 후쿠우라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0-3으로 뒤졌다.
오릭스는 9회초 2점을 추격하는 뒷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26승 3무 26패를 기록한 오릭스는 2연승을 마감하며 퍼시픽리그 3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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