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지만 쉽게 낫지 않는 부상으로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이후 근 40여 일 넘게 1군 무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유병수(23, 인천 유나이티드)의 마음이 복잡하다.
유병수는 11일 오후 인천 문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3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경기를 관중석 한구석에서 지인과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 5월 8일 9라운드 대전 시티즌전을 앞두고 홍익대 재학시절부터 문제를 일으켰던 왼쪽 새끼발가락 피로골절이 재발해 2군에서 재활에 매달렸다. 당초 2주면 복귀할 수 있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었지만 다친 곳을 또 다쳐 기약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쉬는 가운데 유병수는 승부조작 소문에도 휩싸였다. 주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를 지켜봤고 K리그 워크숍에서 "난 깨끗하다"는 해명 기자회견까지 나서야 하는 등 고충을 겪었다.
유병수가 부재한 사이 소속팀 인천은 상승세를 타면서 중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한때 바닥을 쳤던 팀 사정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모든 상황을 그라운드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유병수는 "대학교 때 두 번 부상을 당해 1년을 쉰 적이 있었다. 그 때 기억 때문에 무리하게 경기에 나설 생각을 하지 않게 됐다"라고 말했다.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깨끗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동안 마음 고생으로 체중이 3~4kg 정도 빠지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속이 시원하다. 어쨌든 말을 했어야 했는데 다 이야기했다"라며 "주변에서도 힘내라고 하더라. 부담을 덜었다"라고 전했다.
그라운드로 돌아오는 시점은 빠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허정무 감독이 사실상 퇴출당한 외국인 공격수 루이지뉴의 대안을 물색 중이라 앞으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허정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외국인 공격수가 새로 영입된다면 유병수도 당연히 경쟁을 해야 한다"라며 동등한 위치에서 주전 공격수 경쟁을 시작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유병수도 "당연한 것 아니냐. 늘 경쟁을 해왔다. 지금 솔직히 내가 들어갈 자리도 없다"라며 치열한 팀 내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없다고 못하는 팀이 아니다"라며 팀의 상승세가 기분 좋다는 마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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