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해 22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인천 유나이티드 간판 공격수 유병수(23)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올 시즌 팀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성적으로 올려놓는 것과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것이다.
유병수가 챔피언스리그를 겨냥한 것은 인천이 자연스럽게 6강 플레이오프권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그는 올 시즌 팀을 위한 희생에 초점을 맞췄다.
팀 공격의 핵으로서 골을 넣어야 하는 임무는 늘 그를 따라다닌다. 2009년 K리그에 입문해 신인왕 후보, 이듬해 득점왕을 거쳐 올해 프로 3년차가 된 그에게 상대팀의 집중적인 수비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올 시즌 유병수는 유독 상처를 달고 산다. 2월 목포 전지훈련에서는 눈썹 근처가 찢어졌고 정규리그가 시작된 뒤 지난달 16일 대전 시티즌전에서는 공중볼 경합 중 상대의 가격으로 머리 왼쪽이 찢어졌다.
유독 부상이 많은 것에 대해 유병수는 어떻게 진단을 내릴까. 그는 "올 시즌 상대팀들의 견제가 상당히 심해졌다. 동시에 나도 골을 넣으려고 상대와 더 많이 부딪히다보니 그런 모양이다"라며 골에 대한 몸부림에서 비롯된 것임을 전했다.
시즌 개막 후 유병수는 정규리그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컵대회에서는 두 골을 넣었지만 그 상대였던 대전이 2군급 선수 구성으로 나와 다소 빛이 바랬다. 지난해에는 8경기 만에 4골을 몰아넣는 것으로 골 신고를 해 '슬로스타터'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주변의 우려에 대해 유병수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그는 "예를 들어보자. 시즌 시작 후 7경기 연속골을 넣은 뒤 나머지 23경기에서 못 넣으면 어떡하나. 그런 경우에도 골 잘 넣는 선수라고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몰아넣기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몇 경기 무득점에는 신경쓰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해 '골 못넣어 힘들지 않느냐'라는 글들이 바로바로 올라오지만 그는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병수는 "무득점에 대한 이야기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좋은 생각을 하면 골은 자연스럽게 따른다"라며 여유로움을 과시했다. 새로운 다짐을 의미하는 글을 올리며 자기 최면에도 열중이다.
그래도 유병수가 화력을 폭발시키지 못하면서 인천의 첫 승도 늦어지고 있다. 팀 구성원의 3분의2가 물갈이되면서 조직력이 다듬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역시 절반 이상을 새 얼굴로 메운 상주 상무나 대전이 2승1무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인천으로선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이런 점을 곰곰이 생각하던 유병수는 "축구는 개인이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좋은데 조직력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팀이 잘됐을 때 나 역시 괜찮았다. 우리팀도 많이 좋아졌다"라며 3일 경남FC와의 일전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골 가뭄 탈출을 위해 유병수는 슈팅 연습을 평소보다 많이 하고 있다. 치밀한 준비가 승리라는 결과를 안겨준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개인적인 것보다는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 3월에는 적극적으로 못했는데 4월부터는 적극적인 플레이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라며 골 폭풍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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