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5월 부진 속에 침몰한 두산이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두산은 31일 문학구장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서동환의 5이닝 1실점 호투 속에 초반 폭발한 화력의 힘으로 일궈낸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29일 잠실 한화전서 4연패를 끊어낸 뒤 바로 연승에 돌입했다. 시즌 20승 고지(24패 2무). 5월 마지막 경기서 이달 첫 연승을 기록했다. 반면 SK는 타선 침체로 시즌 16패째(28승)를 안았다.
숨통을 틔운 1승이다. 특히 페르난도의 2군행으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콜업한 서동환이 선발 마운드를 든든히 지킨 것은 5선발 자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던 김경문 감독에게 사막 속의 오아시스나 다름없었다.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던 빗속에 열린 경기서 3회말 종료 후 빗줄기가 거세져 7시 32분부터 51분까지 19분간 우천 중지가 된 것. 당시 3-1로 리드하고 있던 두산으로서는 노게임 걱정이 컸지만, 다행히 비가 멈추면서 승리까지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두산 화력이 먼저 불을 뿜었다. 1회초 SK 선발 매그레인의 실책으로 2루까지 출루한 이종욱이 오재원과 김현수의 연속 2루 땅볼 때 홈까지 밟아 선취점을 올렸고, 3회초 다시 오재원과 김현수의 연속 1타점 적시타로 3-0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SK는 3회말 박진만의 좌월솔로포로 추격을 개시했지만, 두산은 돌아온 4회초 1사 1, 2루에서 이종욱이 깔끔한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SK의 추격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후 양 팀은 '0의 행진'을 이어갔고, 두산은 9회초 정수빈의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 2루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따져보면 우천 속에 초반 점수를 뽑아낸 화력으로 일찌감치 승패의 명암이 엇갈린 셈이다. 두산은 9회초까지 10안타를 뽑아냈다.
두산 선발 서동환은 한 줄기 빛으로 거듭났다. 2005년 계약금 5억원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서동환은 그 동안 부진과 팔꿈치 수술로 인해 대부분을 2군에서 머물러왔다. 와중에 페르난도의 부진끝 2군행으로 기회를 얻은 서동환은 5이닝 70구 3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선발승(통산 2승째)의 감격을 누렸다.
2006년 7월 9일 문학 SK전(3.1이닝 3실점) 후 무려 1천787일만의 선발 등판이었고, 선발승은 프로 입단 7년차 동안 첫 경험이다. 이전까지 서동환은 2006년 4월 16일 잠실 삼성전 1이닝 무실점으로 한 차례 구원승을 거둔 것이 승리 기록의 전부였다. 1천871일만의 승수 추가.
1군에서의 첫 선발피칭이었던 만큼 김경문 감독은 그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았고, 6회말부터 이혜천-고창성-이현승-정재훈을 잇달아 투입하면서 무난하게 승리를 매조지었다.
한편, SK 선발 매그레인은 3.1이닝 65구 6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김성근 감독은 이후 4명의 계투진을 투입했지만, 3안타 빈타에 허덕인 타선 탓에 역전극을 일궈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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