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지젤'에 1만 1천여 관중은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비록 13개월의 공백을 깨고 나섰던 2011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로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여전히 팬들은 '피겨 여왕'의 몸짓에 환호했다.
6일 저녁 서울 잠실체육관 특설링크에서 'KCC 스위첸 올댓 스케이트 스프링 2011' 아이스쇼가 열렸다. 바로 옆 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의 빅매치가 열렸지만 조명으로 인한 시야 장애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관중석이 아이스쇼를 즐기려는 관중으로 꽉 메워졌다.
다양한 음악, 퍼포먼스, 댄스, 노래, 대화 등이 모여 만드는 '5락(樂)'의 콘셉트에 맞게 아이스쇼는 시작부터 흥겨움이 가득했다. 체육관 천정에서 내려오는 미러볼 조명에 맞춰 현란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등 흡사 거대한 나이트클럽이 연상될 정도였다.
1970~1980년대 팝송이 리믹스되어 흐른 가운데 출연진은 관중과 함께 즐거운 댄스를 보여주며 경쾌한 아이스쇼를 알렸다. 특히 '피겨 여왕' 김연아(21)의 등장에 체육관은 괴성으로 뒤덮였다.
김연아는 귀여운 몸짓을 보여주며 디스코 여왕으로 변신했다. 주황색 치마를 입고 오프닝에 나선 김연아는 남성 스케이터들을 홀리는 댄스를 보여주면서도 즐거운 '소녀'로 돌아갔다.
이어진 스케이터들의 연기도 관중의 혼을 뺐다. 올 시즌 전국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포스트 김연아'로 주목받고 있는 김해진(14)은 어린 유망주답지 않게 노련한 트리플 점프를 구사하며 받수를 받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불의의 허벅지 부상으로 탈락했던 곽민정(17)은 중계 카메라에 다가서 깜찍한 표정을 보여주며 관중석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2부에서는 지팡이를 들고 나와 요정으로 변신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여성팬이 80% 이상을 차지해 남성 출연자들이 주로 환호를 받은 가운데서도 역시 관심은 김연아에 집중됐다. 1부 마지막으로 나선 김연아는 새 쇼트프로그램 '지젤'을 연기하며 슬픈 여인이 됐다.
첫 번째 트리플 러츠 점프를 깔끔하게 구사한 김연아는 오른쪽 발목 통증으로 인해 자신있게 구사하던 나머지 점프를 제대로 시도하지 못했다. 그래도 김연아는 발레리나처럼 우아한 스텝과 손짓으로 슬픈 지젤의 애절함을 과시했다.
2부 오프닝에서는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에 맞춰 관능미를 뽐냈다. 머리를 풀고 나와 로봇춤으로 무리의 중심에 섰다. 끝없는 김연아의 변신에 함성과 박수는 당연했다.
피날레를 앞두고 나선 김연아는 새 갈라프로그램 비욘세의 '피버'에 맞춰 무아지경에 빠졌다. 점프는 거의 없이 스텝과 손짓으로 구성됐지만 또 다시 머리를 풀고 나서 묘한 표정 속 섹시함이 묻어나오는 김연아의 연기에 관중은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의 낮은 점프에 의한 싱글 회전 밖에 없었지만 연기 자체가 예술이였다.
이어 김연아는 스페셜 게스트로 나선 걸그룹 미쓰에이의 음악 '배드걸 굿걸', '브레스'에 녹아 출연자들과 환상적인 아이스쇼의 마지막을 알리며 올 시즌 국내에서의 첫 아이스쇼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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