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새로 깐 사계절 잔디에 평소와 달리 오후 1시 경기라는 낯선 상황은 평소보다 두 배의 힘을 쏟아내게 했다. 결국, 무승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 실패한 대전은 1위 탈환을 하지 못했다.
대전 시티즌이 16일 오후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6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전은 시즌 시작 후 3승3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성과를 얻는데 만족했다.
경기 뒤 만난 대전 왕선재 감독은 긴 소감을 내놓았다. 그동안 1위를 달리면서 팬이나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아 부담스러웠는지 "원래 목표는 1위가 아니었다.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라며 현재의 성과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평소 늘 익숙해 있던 오후 3시나 5시가 아닌 1시에 경기를 치른 것은 힘든 부분이었다. 당초 이날 경기는 3시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지상파 TV 방송 중계로 1시로 앞당겨졌다.
왕 감독은 "컨디션이나 훈련 시간 등 여러 가지로 어려웠다. 선수들이 힘들어했다. 습관화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위력적인 프리킥이 일품인 박은호가 보이지 않게 욕심을 부리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왕 감독은 "박은호가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겸손하게 하는데도 분위기가 그렇다. 잘 정리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시즌 시작 전 목표로 세웠던 것이 성공했다는 자평도 했다. 왕 감독은 "처음으로 이야기하지만 초반 6경기에서 과감하게 3승3무를 목표로 잡았는데 계획대로 됐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대전은 패배의식이 사라진 것이 큰 소득이다. 왕 감독은 "1위도 해보면서 선수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 컨디션을 잘 조절해 승점을 얻을 수 있는 실리 축구를 하겠다. 5월만 잘 버티면 될 것 같다. 가을에도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상승하는 기운을 바탕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고 전했다.
경고누적과 부상으로 빠진 한재웅과 이현웅이 있었다면 충분히 해볼 만 했다고 말한 왕 감독은 "상주는 외국인 선수만 없을 뿐 개인 능력이 충분한 선수들이다"라며 지지 않은 경기를 한 것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규리그 4경기 연속골 행진을 벌였던 상주의 김정우를 침묵하게 한 비법으로는 조직력을 꼽았다. 왕 감독은 "미드필더가 공격수로 배치되면 체력 소모가 적고 시야도 넓어진다. (방어를 하다가) 조직이 무너질 수 있어서 두 사람이 에워싸거나 측면으로 몰아서 슈팅을 안주는 방식으로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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