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잠심 홈경기 때 설치했던 외야 이동식 펜스인 일명 'X-존'을 올 시즌부터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재박 감독 시절이던 지난 2009년 모습을 드러냈던 'X-존'은 도입 2시즌을 치른 뒤 자취를 감추게 됐다.
외야 이동식 펜스는 중앙 125미터, 좌우 100미터인 잠실구장 홈-외야펜스의 원래 거리를 각각 4미터 씩 당기고 2.7미터인 담장 높이도 2미터로 낮춘 것이다. X-존이란 기존 펜스와 이동식 펜스 사이의 공간을 말한다.
LG는 X-존의 도입으로 홈런을 양산, 팀 장타력을 극대화하려고 했지만 별 효과가 없자 올 시즌을 앞두고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 2년 동안 X-존에 떨어진 홈런은 총 103개로 그 중 LG가 기록한 홈런은 48개(2009년 29개, 2010년 19개)다. 상대팀에 허용한 홈런 수는 55개(2009년 35개, 2010년 20개)로 X-존을 통해 홈런 7개를 손해본 셈이다.
LG 구단은 "팀 투수력과 타력, 외야수들의 수비력을 감안했다"며 올 시즌부터 X-존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투수력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팀 전력 상 경기장이 넓은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LG가 수준급 외야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X-존 퇴진(?)에 한 몫 했다. LG에는 이대형, 이병규(9번), 이진영 등 걸출한 수비를 자랑하는 외야수들이 많은 편이다. 외야가 넓을수록 이들이 걷어낼 수 있는 타구가 많아진다는 점도 X-존을 없애기로 한 중요한 이유로 보인다.
LG 트윈스는 팀 선수들이 X-존에 떨어지는 홈런을 칠 경우, LG 전자의 협찬을 받아 홈런 갯수만큼의 TV를 적립해 지역 아동센터와 다문화 가정에 기증하는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이밖에도 많은 화제를 불러왔던 X-존은 이제 야구팬들의 추억으로 남게 됐다. LG가 어떤 긍정적 또는 부정적 효과를 보았건, 구단이 팀 전력에 맞게 홈구장을 변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X-존은 그 자체만으로 신선한 시도였다는 평가를 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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