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무릎에 물이 차는 증세가 미세하게 나타난 '주장'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끝내 우즈베키스탄전 출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출전을 하더라도 선발로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4위전에 대비한 훈련을 가졌다.
결승 진출에 실패해 51년 만의 우승 꿈이 좌절된 대표팀은 모든 훈련 장면을 공개하며 일본과의 4강전 승부차기 패배 충격에서 벗어난 듯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주장 박지성만큼은 벤치 쪽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 신동은 주치의, 최주영 의무팀장, 조준헌 주무 등과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여유로움을 보였지만 이내 물통 위에 앉아 고독에 잠겼다.
박지성은 일본전을 치른 후 27일 오전 기상하면서 오른쪽 무릎이 약간 붓고 물이 조금 차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신동은 주치의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보고를 받은 조광래 감독은 박지성의 3-4위전 출전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박지성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지만 대표팀의 마지막 훈련이라는 중요성을 감안해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라도 해서 출전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때문에 오른쪽 다리를 벌려서 있는 등 다소 불편한 듯한 자세로 다른 선수들의 훈련을 응시했다.
박지성은 4강전까지 다섯 경기에 나서 총 494분을 뛰었다. 두 차례의 연장전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98.8분이나 소화했다. 반 경기를 더 뛴 셈이다. 경기 일정이 사나흘 간격으로 상당히 빡빡해 원래 좋지 않던 무릎에 무리가 올 만했다.
조 감독은 "박지성을 보호하는 게 옳다고 본다. 무리하게 될 경우 회복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라며 소속팀으로 복귀해 활약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출전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반면, 박지성은 "출전 결정은 하지 못했다. 몸 상태를 보고 결정하겠지만 뛰고 싶다"라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짧은 시간이라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박지성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조 감독은 "주치의와 의논했지만 현재의 무릎 상태로는 물이 더 찰 수 있다고 하더라. 기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교체로도 내세울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표팀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는 박지성은 28일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에 나서지 않을 경우 A매치 100경기로 대표팀 경력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박지성은 은퇴 관련 질문에 "한국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박지성은 맨유로부터 휴가를 받아 한국에서 설을 보낸 뒤 맨유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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